제주의 미래를 아세안에서
제주의 미래를 아세안에서
  • 제주일보
  • 승인 2018.05.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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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하 제주평화연구원장·논설위원

[제주일보] 급변하는 한반도와 주변 정세에 관한 뉴스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지역에 대한 우리 언론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가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정해지고 베트남이 북한의 경제 개발을 위한 롤 모델로 거론되면서 이들 두 나라에 대한 뉴스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경제적 허브로 알려진 싱가포르가 외교적 허브로서도 입지를 굳힌 배경이 궁금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관련국들에게 싱가포르가 회담개최지로서 최고의 선택지라는 인식을 갖게 한 싱가포르의 외교적 수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30년간 전면적 개혁정책인 ‘도이머이’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결과 중국의 뒤를 잇는 대표적인 신흥국으로 부상하고 한국의 4대 교역 투자 대상국이 된 베트남의 성공담이 북한의 변화를 바라는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두 나라 외에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세안의 여러 나라가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사드사태 발생 이후 경제적으로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포스트 차이나’로서 아세안이 갖고 있는 경제적·외교안보적 가치가 한층 올라갔다. 실제 아세안은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 파트너이자 투자 대상으로서 2022년까지 연 5~6%대 성장률이 예상될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거대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 간에 동질감과 연대감을 지니고 있고 연 1800만명의 해외여행객 중 3분의 1에 이르는 600만명이 동남아지역을 여행했을 정도로 동남아는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여행 행선지다. 아세안의 다자안보협력 메커니즘에서 주요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외교파트너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국과 아세안이 호혜적인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는 ‘신 남방정책’을 발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아세안은 제주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다. 4차 산업혁명의 선두국가인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세안은 제주의 4차 산업 육성 과정에서 중요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스마트 홈과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기술을 활용한 의료 솔루션 기술을 집중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싱가포르의 경험은 제주 경제의 미래에 시사점이 많다.

더욱이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제주에 아세안은 대체 관광 시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중앙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다변화라는 장기 과제 하에서 관광 시장으로서 아세안 회원국의 국민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제주도 방문을 위해 인천공항서 환승하는 동남아 단체관광객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시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 국가들의 단체관광객에 대한 전자비자 발급을 시행하게 되면 지난해 7만2000명 수준이었던 제주 방문 동남아인들의 수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와 아세안과의 협력 증진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중요성에 비해 적게 알려진 아세안을 제대로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세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이 경제공동체로 출범한 아세안에 대해 얼마나 깊이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난해 한-아세안 센터가 실시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년들의 아세안에 대한 이미지는 관광 여행지라는 인식이 많았고 ‘가난’, ‘후진국’, ‘빈곤’ 등 부정적 인식의 답변도 많았다. 이러한 인식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의 미래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세안의 선진적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한국에 주재하는 아세안 대사들도 ‘한국과 아세안 간의 이해가 아직 피상적 수준’ 이라는 지적에 입을 모으고 있다. 때마침 다음 달 26일부터 열리는 13회 제주포럼에서 아세안 학계, 언론계, 관계의 고위 인사들이 모여 ‘신 남방정책을 통한 한-아세안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세션을 열 예정이다. 아세안 이해 증진에 기여하려는 제주 포럼이 제주의 미래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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