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택시장 회복되기 위한 조건
제주 주택시장 회복되기 위한 조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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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장기 침체를 이어 온 제주 주택시장이 ‘꿈틀’대는 모습이다. 19개월 만에 주택거래량이 증가세로 돌아서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전국적인 거래 감소세와 달리 제주에서 큰 폭의 거래 증가세가 나타난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4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7만1751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7만5381건에 비해 각각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지역 주택매매거래량은 8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5건에 보다 33.8% 늘었다. 이는 17개 시·도 중 대구(47.8%)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증가율이다. 한편 올 4월 제주지역 전월세 거래량 또한 83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79건에 보다 22.8% 늘었다.

이처럼 제주지역 주택거래 및 전월세 거래가 증가한 이유는 올해 4월말 기준 제주 인구가 68만3695명으로 지난해 12월말 67만8772명 보다 4개월 동안 4923명(매월 평균 1230명) 늘어나는 등 인구증가로 인해 주택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제주 주택거래량이 늘어난 다는 점은 분명 눈여겨 볼 일이다. 특히 금융권이 주택 신규구입에 따른 대출을 크게 억제하는 가운데 이처럼 주택거래가 늘어난 것은 결국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주택거래량 증가세가 당장 주택시장의 회복세로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왜냐면 아직도 분양되지 않은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실제 지난 3월 제주지역 미분양주택은 1339호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1201호로 55개월 만에 1000가구를 넘어선 후 지난해 11월 1183가구를 기록했다. 시장에 공급물량이 남아 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제주 곳곳에서 목격된다. 연립 등 공동주택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넘쳐나는 게 지금 제주 주택시장의 모습이다. 제주주택시장이 장기간 침체를 이어온 데에는 이견은 있을 수 없다. 지난 2~3년 전 제주 전역에 불어 닥친 부동산 투기장의 후유증이다.

유명세를 탄 아파트 분양현장에 전국에서 몰려든 떳다방과 이들이 고용한 이른바 ‘바람잡이’들이 활개 쳤다. 그 결과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고, 이는 일반 주택 가격까지 끌어 올렸다. 재미를 본 투기세력은 떠났지만 한번 오른 집값은 쉽게 내려오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부동산 투기를 근절시키기 위해 잇단 강공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강경기조는 문 정부 기간 내내 지속될 것이 확실시 된다. 제주라고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제주 주택시장이 ‘회복’되려면 분양가격에 낀 거품을 걷어내 소비자들이 신뢰를 되찾는 길 밖에 없다. 제주 주택시장 회복의 전제 조건이다. 제주 주택시장이 공급자인 건설업자의 입맛대로 움직이던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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