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살인 피의자 구속영장 신청
보육교사 살인 피의자 구속영장 신청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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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신체 등에서 옷 섬유물질 발견…이달 초 관련기사 집중검색

[제주일보=현봉철 기자] 물증이 부족한 장기 미제사건인 어린이집 보육교사 살인사건은 결국 한 사람으로 집중되고 있는 정황증거가 법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7일 오후 보육교사 살인 피의자 박모씨(49)에 대해 강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9년 2월 1일 새벽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에서 보육 여교사 이모씨(당시 27세)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자신의 택시에 타서 잠이 든 이씨를 성폭행하려다가 잠에서 깬 이씨가 반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6일 오전 경북 영주에서 박씨를 검거한 뒤 제주 동부경찰서로 압송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했다.

박씨는 조사 초반 혐의를 부인하다가 경찰이 증거를 들이밀 때마다 당황하며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으며, 심경 변화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피해 여성의 옷과 피부조직에서 섬유물질을 찾아 분석한 결과 피의자 박씨가 착용했던 옷과 같은 종류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 박씨의 옷과 박씨가 몰던 택시에서도 피해 여성이 사망 당시 입었던 옷과 같은 종류의 섬유물질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섬유 증거물이 피의자와 피해자에게서 나온 것은 서로 접촉한 사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피해 여성을 태운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실종 당시 박씨의 택시가 피해 여성이 있던 제주시 용담동을 운행한 사실을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또 거짓말탐지기와 뇌파반응도 검사, 음성심리검사, 긴장정점검사(POT) 등에서 박씨는 피해 여성을 택시에 태우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모두 ‘거짓’이라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박씨가 피해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에 시신 유기 장소를 다시 찾았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사건 발생 1년 7개월이 지난 2010년 9월 제주를 떠나서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 공사장에서 현장관리인으로 일했으며, 자기 명의의 휴대전화나 병원기록을 남기지 않는 등 사실상 잠적생활을 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특히 박씨는 이달 초 TV를 통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됐다는 것을 알게 된 뒤 휴대전화로 ‘보육교사 살인사건’ ‘경찰 재수사’, ‘동물 실험’ 등의 뉴스를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압수된 휴대전화는 남의 명의를 빌려 개설한 것이었다.

경찰은 모든 정황증거들이 박씨를 지목하고 있음에 따라 최근 ‘시신 없는 살인’ 사건 등에서 프로파일링(Profiling·범죄심리분석) 보고서를 증거자료로 채택하는 등 증거 인정 범위를 확장하는 법원의 추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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