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
  • 김경호 기자
  • 승인 2018.05.18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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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톡] 차태현 주연의 '헬로우고스트' 평범한 행복의 의미 돌아보는 감동
차태현 주연의 '헬로우고스트'

언제 부터인가 인터넷상에서 ‘Family(패밀리·가족)’ 어원이라며 떠도는 말이 있다.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첫 대문자를 합성 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사실과 다르다. 어떻게 보면 어원을 떠나 더 의미있고 뜻깊은 단어라는 생각이다. ‘가족’ 이란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 구성원을 이루게 되는 것 같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너무나 가까이 있어 가끔은 소중함을 잊기도 했던 자녀를 위한 어린이날, 부모님의 사랑을 기리는 어버이날, 스승의 은혜를 가슴에 담는 스승의날, 청소년의 자라나 어른이 되는 성년의날, 둘의 하나라는 뜻의 부부의날 등이 이어진다.

테레사 수녀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날 한 기자가 물었다. “세계 평화를 위하여 가장 시급한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테레사 수녀는 웃으면서 “기자선생께서 빨리 집에 돌아 가셔서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고 대답했다.

이 말은 세계평화는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에서부터 사랑이 실천된다는 의미로, 새삼 가족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매일 매일 쳇바퀴 돌 듯 무료한 일상의 한 남자가 있다. 회사도 잘리고, 인생 자체 낙이 없고 자포자기 상태로 죽는 게 소원인 외로운 상만(차태현 분). 어느 날 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하지만 약을 삼키지 못하고 실패한다.

그렇게 죽다 살아난 후, 주인공의 눈에는 네 명의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거머리처럼 딱 달라붙은 변태귀신, 골초귀신, 울보귀신, 초딩귀신.  소원을 들어달라는 귀신과 그들 때문에 죽지도 못하게 된 상만. 귀신들을 물리치기 위해 무당을 찾아가 애원하지만 “귀신들이 제 발로 가지 않는 이상 돌려보낼 수 없다” 말만 듣게 된다. 매일 귀신들이 달라붙으면서 녹초가 된 상만은 어쩔 수 없이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시작 한다.

영화 속 귀신들의 부탁은 너무 소박하다. 옛날 카메라 찾아오기, 자신이 생전에 몰던 택시타고 바다 가기, 태권V 장난감이랑 만화 영화 보기, 사랑하는 사람과 밥 한끼 손수 지어주고 식사하기 등. 상만은 고작 이런 소원을 위해 자신을 괴롭히는 귀신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귀신들은 우리가 별 생각없이 누리고 있는 일상의 평범한 행복들, 그것이 생전에 꼭 한 번 이루고 싶었던 꿈 일수도 있다는 소박한 진리를 일깨워준다. 죽은 자에겐 현재 살아있는 자들의 절망과 원망, 한탄속에 소모하고 있는 ‘생’ 그 자체도 바로 희망일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어쩌면 우리들의 추억을 되돌아볼 때 행복은 대부분 그런 오래되고 소박한 것들과 연관돼 있다. 앨범 속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추억의극장, 식구들과 바다여행, 그리고 함께 하는 식사까지.

영화는 마지막 반전으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귀신들의 행동은 한순간에 우리가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감동적인 장면들로 바뀌고 최고의 엔딩으로 진한 여운을 남긴다.

삶은 그 자체만으로도 축복이며, 신이 인간에게 부여해준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 영화 속 귀신들처럼, 가족도 어느날 갑자기 헤어졌다가 갑자기 다시 만날 수도 있는 존재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헬로우(안녕)”라고 말해 줄 수 있는 게 가족 아닐까?

김경호 기자  soulful@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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