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정치문화 없이는 갈등해결도 요원
성숙한 정치문화 없이는 갈등해결도 요원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8.05.15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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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후보 토론회 폭행사태 파장] 제주정치 후퇴 비판...입장 존중-대화.타협 뒷받침돼야

[제주일보=김현종 기자] 6‧13 제주도지사 선거 후보들을 검증하기 위한 정책토론회 현장에서 발생한 후보 기습 폭행은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 사안이란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역일꾼 후보들의 적격성을 가리기 위한 토론현장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제주정치 발전을 한발 후퇴시킨 심각한 사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15일 도민사회와 지방정가에 따르면 전날 제주 제2공항 관련 선거 토론회에서 김경배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이 원희룡 후보를 기습적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폭행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폭력행위 자체를 놓고 아무리 의견이나 입장이 달라도 폭력이나 테러를 가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공감대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자신이 주장하거나 표현하려는 내용마저 정당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 제도에서 이견을 좁히고 접점을 찾기 위한 합리적 절차 중 하나인 정책 토론과정에서 자신의 입장과 다르다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민주주의 기본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인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민 유권자들에게 도지사 후보들의 자격을 살펴 지지후보를 선택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자리가 폭력으로 얼룩졌다는 점에서 제주정치사에 오점으로 남았고 정치 발전도 후퇴시켰다는 지적이다.

토론 주제가 제주지역 대표적인 갈등 사안 중 하나인 제2공항이었던 만큼 제주사회의 오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도민들의 지혜를 모아야 하고 갈등문제를 푸는 과정에서는 대화하고 타협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도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진호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며 “제주정치 발전을 10년은 후퇴시켰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당사자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민주주의 제도에서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결코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며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 해결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사회적 경각심도 함께 일깨운 사건으로, 제2공항이 전국 이슈로 부상한 만큼 갈등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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