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과연 ‘꿈의 도시’인가?
제주도는 과연 ‘꿈의 도시’인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1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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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준 서울제주도민회 자문위원·수필가·시인·논설위원

[제주일보] 제주도가 직장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 가운데 제1순위로 선정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최근 직장인 14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다. ​응답자의 22.0%가 제주도를 선호했다. 2위는 서울 강남(12.0%), 이어서 부산(4.9%)이다.

타관 생활 47년 만에 들어보는 또 하나의 좋은 소식이다. 무엇이 제주도를 ‘꿈의 도시’ ​1순위로 선택했을까? ‘아름다운 풍광과 여유로운 삶’이라는 의견이 50.1%에 달했다.

​그렇다. 제주섬의 아름다운 풍광은 이미 생물권 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 ​세계제주지질공원(2010)으로 인증됐다. 제주섬은 그 크기가 남한 전체 면적의 ​1.9%에 불과하지만 육지와는 뚜렷이 구별되는 자연 풍광, 독특한 섬 생활사(史)로 ​연중 수백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해안선 257㎞를 달리는 시원함, 섬 중심 웅장한 한라산(1950m)을 중심으로 아열대, 온대, 한대 식물이 공존하는 식물의 보고(寶庫), 노랗게 흐드러진 유채밭, 걸고 또 걸어가는 올레길과 오름들….

또 들판과 귤밭에서 일하는 모습에서, 말들의 천국, 제주의 ‘여유로운 삶’의 현장을 봤기 때문일까. 여행작가 양영훈은 ‘자연이 빚어낸 환상의 섬’에서 ‘우리 땅이면서 전혀 우리 땅 같지 않은 경이로운 제주섬의 자연 풍경’을 극찬했다. 현길언 소설가는 ‘풍경따라 떠나는 제주기행’에서 무심히 긴 수평선, 바다를 찌르는 곶들, 방풍을 위해 수고로에 쌓은 끝없는 돌담, 앙상한 해송들, 마지막 남은 작은 초가 집, 묵묵한 오름들. 이렇게 제주섬 특유의 풍광들을 노래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행한 ‘하늘과 바다가 사랑한 섬, 제주’에서도 불과 물이 빚어낸 세계적인 화산섬, 천혜의 자연경관이 수려한 세계적인 휴양섬이라 소개했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에서 지난해 6~8월에 여름휴가로 1박 이상의 국내 여행을 한 1만8000명을 대상으로 국내 여행지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국내 최고 피서지는 제주도’로 나타났다. 조사 항목은 여름휴가를 보낸 지역에 대해 ‘여행지로서 얼마나 만족했는지’, ‘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향은 얼마나 있는 지’를 합산한 것이다.

3년 전 제10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제주도를 “아픔을 이겨내고 화해와 상생을 이뤄낸 제주는 새롭게 확장된 평화의 개념을 잉태하고, 전 세계로 발산시킬 수 있는 최적지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있는 그대로의 대자연에 순응해 온 제주인들, 그 자체가 평화”임을 설명하면서 세계인들이 제주에 와서 공존하고, 소통하며 치유와 감동의 힘을 맛볼 수있도록 노력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서울에서 지내면서 제주를 다녀온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그들의 얘기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제주공항은 활기찬 모습보다도 혼잡스럽고 결항이 잦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난개발에 가슴이 아프다. 저녁 시간에는 그저 숙소에서 지낸다. 제주 특유의 야간 공연을 보고싶다. 중국인 관광객만 보이고 그 이외 외국인들은 극소수다. 유커 유치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 같다. 관광시장 다변화가 부족한 게 아닌가?

인근 베트남은 19세기에 프랑스의 지배로, 1960~70년대는 ‘베트남 전쟁’으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나라다.

어쩌면 베트남은 ‘미지의 나라’로 알려졌다. 오늘날 베트남은 해변마다 마을 골목마다 외국인들이 가득하다.

다낭 해변은 최적의 휴양지다. 필자가 만난 유럽인은 “온화한 기온에다 먹거리가 풍부하고 싸다. 사람들이 참 친절하다. 1개월 정도 지내면서 독서와 해수욕을 즐기고 돌아다닌다. 다시 오고 싶은 나라”라고 말했다.

내 고향 제주는 베트남에 비해 무엇이 부족한가? 제주섬은 ‘미지의 섬’이다. 단기간 관광도 중요하나 장기간 휴양을 할 수있는 홍보 전략과 준비가 필요하다. 제주 해안가에 있는 시설들은 외국 관광객 유치에 적합한 지 우리 모두가 한 번쯤 음미할 일이다. ‘꿈의 도시 제주’는 125만 국내·외 제주인들이 만들어 나가야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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