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막, 단순한 막이 아니다.
근막, 단순한 막이 아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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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한의사
 

[제주일보] 불편한 자세로 자고 일어난 뒤 목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리한 운동 후 근섬유 손상으로 발생하는 생기는 얻어맞은 듯한 느낌의 근육통과는 양상이 다르다.

환자들은 흔히 ‘목에 담이 결렸다’고 표현하는데 이는 근육과 더불어 근막이라는 조직의 지속적인 긴장으로 신경계에 과민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근막에는 근육보다 감각을 느끼는 수용기가 10배나 많이 있어 근막을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

위와 같은 담결림 환자의 대다수는 굳어진 근막만 풀어줘도 그 자리에서 바로 통증이 줄고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크게 늘어난다.

우리 몸에는 근육을 둘러싼 근막이란 촘촘한 그물망이 있어 외형을 지지할 수 있는 장력을 제공한다.

근막이 어떻게 근육을 싸고 있느냐에 따라 근육의 작용방향을 결정하기도 하며 자세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중기에 매달린 케이블이 당겨지고 늘어지면서 움직이는 것처럼, 사람도 기본 골격에 근육을 감싸고 있는 근막이 붙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체형을 분석하고 치료하는데 있어 근막은 우선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자세분석의 선구자 켄달은 옆에서 봤을 때의 자세를 크게 과도한 척추만곡, 편평 등(flat back), 굽은 등(sway back) 타입의 3가지로 구분하였으며, 여기에 좌우의 불균형이 더해져 다양한 체형과 자세를 갖게 된다.

체형교정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을 보면 어깨의 높낮이, 몸통 및 골반의 틀어진 방향 등이 어떠한 패턴들을 갖고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는 장력을 지닌 근막이 11가지의 경로를 따라 연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근막의 연속성은 자세와 관계가 깊지만, 원인이라기보다는 자세를 유지하는 결과에 해당한다.

원인을 파악하기란 어려우며 오른손잡이 패턴, 다리길이 차이, 발의 아치, 턱관절 이상, 골반 부정렬, 생활 습관 등을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좋지 않은 자세는 근육 및 근막에 긴장과 손상을 유발해 인체 고유의 움직임을 제한하여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들며, 이는 재차 근육에 걸리는 부하를 과도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올바른 자세를 갖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탱해야할 체중의 부하가 줄어 몸이 가벼워지고 운동능력이 향상되며 통증 사이클이 차단되어 건강해지는 등 많은 이점이 있다.

자리에서 일어나 턱을 살짝 당기고 위에서 후두부를 살짝 끌어올린다는 느낌으로 척추를 펴보자.

바른 자세에 조금 더 가까워진다.

이런 작은 습관하나가 아름다운 몸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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