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절망하고 희망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현실에 절망하고 희망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8.05.11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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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톡]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영화 스틸컷

[제주일보=이승현 기자] “사람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 걸까. 만약 살기 위해 일하는 거라면 나는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주인공 다카시(쿠도 아스카)는 첫 직장에서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지만 매일 같이 계속되는 직장 상사의 폭언과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괴로워한다. 여기에 추가 수당 없는 잦은 야근은 물론 쌓여가는 짜증에 가족을 상처 입히는 것은 덤이다. 하지만 그는 어렵게 구한 정규직의 자리를 포기할 만큼 용기를 내지 못한다.

‘내일 따위는 오지 않아도 돼…’

괴로운 하루하루가 계속되던 어느 날,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던 다카시는 과로로 인해 지하철 선로에 쓰러질 뻔하지만 때마침 초등학교 동창이던 야마모토(후쿠시 소우타)가 다카시를 구해준다.

그 후 둘은 급속도로 친해지고 야마모토에게 들은 조언 덕분에 다카시의 힘들었던 직장 생활도 순조롭게 풀려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다카시는 언제나 힘들 때마다 자신을 위로해 주던 야마모토가 실은 3년 전에 죽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2017년 개봉)는 직장인들의 힘든 현실에 공감을 이끌어 내며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동명의 도서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주말만을 기다리며 희망 없이 살아가는 일본의 사회 초년생들의 모습에 미스터리한 전개를 붙여 흥미를 자아낸다.

아마 우리나라의 현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열정적이던 청년들이 어느 새 극도의 신체·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을 주변에서 쉽게 보거나 체험하고 있을 것이다.

고심 끝에 회사를 그만두려고 해도 폭력과 폭언으로 자존감을 깎아내리면서 어떻게든 붙잡으려 하거나 주변에서는 ‘패배자·도망자’ 칭호를 붙이며 부조리한 사회 속에서 근성을 요구한다.

“너에게 회사를 관두는 것 보다 쉬운 게 뭐있는데?”

즐길 수 없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이 영화는 누구보다 힘들어할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인생이 그렇게 나쁘지만 않다고 말한다.

‘세상에 회사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살다보면 괴로운 일이 있다. 하지만 희망은 항상 어딘가에 존재한다. 설령 희망을 잃어버렸다 해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 된다.’

영화의 명대사처럼 새로운 시작, 어쩌면 실패를 경험할 청춘들에게 또 내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인생이란 살아만 있으면 어떻게든 풀리는 법이니까.’

이승현 기자  isun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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