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주교육에 대한 바람
새로운 제주교육에 대한 바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0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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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제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제주일보] 교육감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시는 두 분 선생님과 통화를 했었다. 두 분께서는 제주교육의 변화를 주도하려는 당신의 확고한 신념을 말씀하셨다.

필자는 두 분과 좁은 지역사회 내에서 어느 한 분 더함이나 덜함 없이 인연을 맺어 왔었고, 굳이 말씀하지 않아도 될 만큼 두 분의 큰 그림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두 분 모두 가슴 깊이 존경한다고 말하면 그 차별함을 말하지 않음에 서운해 하실 공산이 크다.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지면을 통해서 어느 분을 좋아한다고 선언할 수도 없는 일이다.

두 분이 제주교육을 이끄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고 여기지만, 아직까지도 필자는 표심을 정하지 못했다.

두 분의 성향이나 정책방향이 나의 성향과 바람에 절반씩만 일치하기도 하거니와 두 분의 공약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극히 적다는 걸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의 지식이나 생각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근본적인 가치관과 이념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의 고민은 두 분께서 제주교육의 수장이 되었을 때, 교육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교육현장의 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다른 주장과 의견을 어느 정도 들어주고 고민하실 것인가를 가늠하는 데에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세상이 존재하는 대로 내가 보고 있다고 믿는다. 별다른 의심 없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관념론’의 주장처럼 같은 곳에 살면서 같은 것을 보지만 각자가 다른 세계 속을 살아간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형성된 가치관과 이념에 따라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독립된 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내가 해석한 세계, 확신은 발전의 적이다. 실제로 해보기 전까지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실제로 진행되는 정책조차도 논쟁의 여지는 있다. 우리가 선택하는 가치관이 필연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점을 받아들여야만 발전할 수 있다. 항상 내가 옳다고 믿을 것이 아니라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 틀린 것을 찾아내어야 발전할 수 있다.

선거를 계기로 고입선발고사의 시행 여부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수년간 같은 문제로 방법론을 고민해온 필자가 느끼는 안타까움은 두 후보가 주장하는 방법론이 아니다.

모두가 경쟁만 생각하는 현실의 교육환경에서는 어떠한 선발제도와 평가로도 교육 수요자의 만족을 채울 수 없다. 적어도 초·중등 교육에서만큼은 기본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생각하는 ‘교육이념’을 실천하는 교육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공동체 사회 구성원을 만들어 내는 백년지대계 교육, 공교육의 기본으로 돌아가 인성교육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부족한 부분을 가정과 학원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는 큰 그림을 그려줬으면 좋겠다.

학부모의 인식을 탓하며 학교와 교사가 방어적인 태도로 교육이 교사와 학생 간의 상품거래 관계로 전락하도록 방관할 것이 아니라, 학부모와 사회공동체 인식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해나가는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학부모단체를 정치적 관계로 길들이기보다는 교육정책을 이해하고 설파시키는 데에 참여시키고,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평생교육을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사교육을 호도하거나 경쟁 관계로 여기기보다는 그 역할을 인정하고 제주교육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 적극 참여시키고 책임을 부여했으면 좋겠다.

최고의 전국 학력 수준을 자랑하면서도 ‘인서울’ 경쟁력이 뒤쳐지는 이유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무엇보다도 제주에 남을 아이들이 교실에서 잠자지 않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언제나처럼 필자의 생각은 공교육의 역할은 제주에 남을 아이들에게 집중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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