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에 듣는 ‘어린이 안전사고’ 1위
가정의 달에 듣는 ‘어린이 안전사고’ 1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0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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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지난 주말은 제96회째 맞는 어린이날을 낀 연휴였다. 소파 방정환 선생 등의 주도로 1923년 5월 1일 처음으로 어린이 기념식이 치러진 이래 정부는 어린이헌장을 선포하고 어린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어린이를 위한 제도적 배려를 확대해 왔다.

그러나 이런 한편으로 우리 어린이들은 원시적인 사고의 위험 속에 여전히 노출돼 있다. 특히 엊그제 한국소비자원이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발표한 ‘2017년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분석 결과 보고’ 자료는 우리의 심정을 조금은 착잡하고 우울하게 만든다.

지난해 제주지역 어린이 인구 100명 당 안전사고 발생건수는 1.62건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았다고 한다. 제주지역 어린이 100명중 1~2명이 작년에 안전사고를 당했다는 얘기다. 2위 인천(0.88건)에 비해서도 두 배 가까이 높다. 어린이 안전사고 발생률이 가장 낮다는 경남(0.10건), 경기(0.11건)에 비해서는 무려 16배나 높은 것이다.

또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사고에 의한 어린이 사망’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제주지역 비의도적 어린이 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4.1명으로 세종을 제외한 전국 1 6개 시·도 중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비의도적 어린이 사망사고라 함은 차량에 동승했다가 사고로 숨지는 운수사고, 혹은 질식, 추락, 익사, 화재 등으로 숨지는 경우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구호들이 말뿐임을 보여주는 고백자료나 다름없다. 어린이 안전사고는 우리 문화의 후진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수치이자 더는 내버려 둘 수 없는 수준이다.

어린이는 나라의 미래이고 희망이지만 여러 위험에 노출된 사회적 약자이기도 하다. 우리사회가 어린이 안전을 위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서 이런 부끄럽고도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교통 대책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확대, 안전시설 확충 등이 핵심인데 더욱 세세히 추진해야겠다. 어린이 교통사고의 55%, 사망 어린이의 62%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운전자에 대한 교통안전 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용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어린이 화장품에 대한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을 확대하는 대책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아동 대상 범죄 대책도 피해 아동 보호를 중심에 놓고 지속적으로 보완해 가야 하는 건 물론이다.

어린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건 어른들의 책임이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라는 걸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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