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살인사건을 보는 또 하나의 관점
중국인 살인사건을 보는 또 하나의 관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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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지난달 22일 신제주 노래주점에서 발생한 불법 체류 중국인들의 살인극은 취업 알선 수수료를 놓고 벌어진 분쟁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살인 혐의 등으로 경찰에 구속된 류모씨(29), 장모씨(27)와 푸모씨(29)등 5명은 같은 중국인들로서 불법 체류자 취업을 알선하는 일당이었다. 이번 사건은 이들이 중국인 불법 체류자 A씨(42)를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점에서 외국인 범죄의 심각성을 또 한 번 일깨웠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그동안 중국인 불법 체류자의 도내 취업을 알선해왔다. 이들은 중국 SNS 등을 통해 도내에 입국한 중국인을 상대로 불법 취업을 알선하면서 소정의 수수료를 받았다. 알선된 기간동안 일을 못 할 경우 이 수수료를 반환하는 조건이었다.

이를테면 불법 체류자에게 3개월짜리 일자리를 소개했다면 60만원을 소개료로 받는데 이 조직의 총책 A씨가 30만원 절반을 가지고 나머지 조직원들이 30만원을 나눠가졌다.

그런데 알선된 계약기간을 다 일하지 못 한 불법 취업자가 수수료 반환을 요구하는 일이 여러 차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총책 A씨가 수수료 반환금을 나몰라라 하고 그 책임을 모두 조직원들에게 넘긴 것이 사건의 발생 배경이다.

요즘 일선 건설현장과 요식업종 관계자들에게 들어보면 불법 체류자 인력 없이는 현장이 돌아가지 않는다고한다. 불법 체류자 취업알선 사업이 암행리에 진행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부터 불법 취업 외국인에 대한 단속이 대폭 강화돼 건설 현장이나 요식업종에 인력 비상이 걸린 상태다.

불법 체류자 적발과 추방 조치는 당연하다. 하지만 왜 이들이 불법 취업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문제는 현행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철저히 제조업 위주로 짜져 있다는 데 있다. 건설업이나 식당 등과는 맞지 않는다. 제조업의 경우 이미 공장이 설립, 가동 중에 있어 몇 명의 인력을 투입할지 결정이 돼 있다. 하지만 건설은 다르다. 수시로 일감이 생겼다 사라지기 때문에 채용방식이 제조업과는 다르다.

그런데도 무조건 일률적인 잣대만 들이댄다면 한 마디로 불법 취업 알선을 조장하는 격이다. 건설현장은 내국인이 기피하다 보니 임금이 낮은 일은 외국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건설현장의 30% 가량이 불법 취업 인력에 의존한다는 추정도 있다.

차제에 건설업이나 식당 등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외국인력 도입 방안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불법 취업 외국인이 양산되는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현장 운영이 어렵다.

업종별 특성에 따라 현장에 맞는 외국인 고용시스템을 마련하는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신제주 중국인 살인사건을 보는 또 하나의 관점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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