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순환버스, ‘나 홀로 운행’ 더는 안 돼
관광지 순환버스, ‘나 홀로 운행’ 더는 안 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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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지난해 8월 30년 만에 이뤄진 버스운행시스템의 전면 개편은 새로운 버스 노선의 탄생을 가져왔다. 대표적인 게 관광지 순환버스 출발이다. 관광지 순환버스는 현재 두 개 노선에서 운영되고 있다. 동부지역 관광지 순환버스는 구좌읍 대천환승센터에서 출발해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와 거문오름, 동백동산 습지센터, 비자림, 용눈이오름, 송당마을 등을 거쳐 대천동으로 돌아온다.

서부지역 관광지 순환버스는 안덕면 동광환승센터에서 출발해 제주신화월드, 제주항공우주박물관, 환상 숲 곶자왈공원,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저지예술인마을 등을 거쳐 동광리로 돌아온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중산간 속살을 마음껏 만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관광지 순환버스는 초기 큰 기대를 모았다. 또 해당 노선인근에서 영업 중인 관광업체들 또한 부푼 기대를 가졌다. 그런 기대가 말 그대로 ‘한순간의 꿈’에 그치는 양상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현재 운영되는 관광지 순환버스는 모두 16대. 한 민간업체가 3년간 한정면허를 따내 영업 중이다. 관광지 순환버스 이용객은 지난해 8월 말 운행을 시작한 이후 지난 3월까지 하루 평균 약 290명. 동·서부 지역에 하루 64회 버스가 운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한번 버스 운행 때 이용객은 평균 4.5명에 불과하다. 관광지 순환버스 승차정원이 46~47석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승차인원은 정원의 10분의 1수준에 그친다. 적지 않은 차량들이 사실상 빈차운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운영주체가 민간업체라고 하지만, 관광지순환버스 또한 준공영제 시스템으로 운영돼 업체가 손실을 보면 제주도의 예산투입이 불가피 하다. 결국 빈차 운행의 손실을 혈세로 막아야 할 형편이다. 이 같은 사실은 제주도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현재 드러나는 문제를 타개할 손에 잡히는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이다. 관광지 순환버스는 출발 때부터 기대도 컸지만, 한편에선 불안 또한 뒤따랐다. 왜냐면 오래전부터 굳어진 제주관광객들의 전세버스와 렌터카가 이용관행을 허물어 그 틈을 비집어 들어갈 수 있겠느냐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최근 렌터카 회사가 난립하면서 업체 간 치열해 지는 고객유치경쟁은 렌터카 이용을 더욱 손쉽게 만들고 있다. 특히 평소에도 자가용 이용이 몸에 배인 여행객들은 요금이 조금 비싸더라도 이용하기 쉬운 렌터카를 찾고 있다. 여기에는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제주의 양호한 도로환경과 갈수록 똑똑해지는 내비게이션도 한 몫 한다. 관광지 순환버스가 이 같은 외부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드러나고 있는 이 같은 문제는 관광지 순환버스가 살아남기 위해선 꼭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 과제를 푸는 것은 다름 아닌 제도시행을 이끈 제주도와 버스를 운행시키고 있는 업계의 몫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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