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섬인 제주와 타지방을 연결하는 이른바 연륙교통 수단으로는 항공기 못지않게 여객선이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1990년대 들면서 제주~김포 노선에 사람들이 몰리게 되자 국내 대형 항공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고객유치전에 나섰다. 제주~김포 하늘길이 붐비기 시작했으며 항공업계가 호황을 맞게 됐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고객을 빼앗긴 여객선 업계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없듯 2010년대에 들면서 바닷길 이용객이 늘기 시작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제주여행에 나서는 관광객들은 바다위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제주와 인천 항로 여객선 이용을 즐겨했다.
그런 제주와 인천을 연결하는 여객선 운항이 2014년 4월 끊겼다. 다름 아닌 세월호 참사 때문이다. 그 끊겼던 제주~인천 바닷길이 5년 만에 다시 열린다. 이와 관련,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최근 제주~인천 항로 해상여객운송사업 신규 사업자로 ㈜대저건설을 선정했다. 대저건설은 포항-울릉(저동항) 간 항로에 여객선을 운항하고 있다. 대저건설이 제주~인천 항로에 투입하게 될 선박은 2016년 7월 건조된 오리엔탈펄8호(2만4748t)다. 최대 1500명의 승객과 차량 120대를 실을 수 있다.
평택항과 중국 연운항을 오가던 카페리로, 이 여객선은 기존 세월호 보다 톤수를 기준으로 하면 4배 정도 크다. 이 여객선은 인천에서 제주항 6부두로 입항해 승객과 화물을 모두 내리고 제주시 탑동 앞바다에서 대기하다 제주항 4부두로 들어와 승객과 화물을 싣고 인천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여객선을 세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제주항 여건상 불가피한 조치다. 제주 입장에서 보면 인천을 연결하는 안정적인 여객선 운항은 꼭 필요하다.
인천은 대한민국 최대의 소비시장인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을 서해에서 연결하는 통로다. 수도권에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또 이곳을 통해 제주로 오는 관광객 및 도민들의 수요 또한 적지 않다. 이들 수요층을 어떻게 끌어들이느냐 하는 것이 관건일 뿐이다. 제주입장에서 보면 제주와 인천을 연결하는 여객선은 그 자체가 또 다른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나아가 수도권은 대한민국 국민의 절대다수가 생활하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인 동시에 제주산 농수축산물의 최대 소비시장이다.
섬인 제주에는 예나 지금이나 육지와 연결하는 이른바 연륙교통망의 안정적 확보라는 과제가 숙명적으로 따라다닌다. 제주에서 나가거나 들어오는 막대한 양의 화물은 항공기로 실어 나르기는 역부족이다. 제주와 타지방을 연결하는 안정적인 해상운송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제주에겐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선행과제나 다름없다. 제주~인천 항로에 여객선 운항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도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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