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7일 南과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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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4.2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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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올해 종전선언,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한반도 비핵화 등을 골자로 한 13개 항으로 구성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우리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두 정상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은 그야말로 ‘세계를 향한 선언’으로 이해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또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세계에 알리는 남·북 간의 새로운 합의서가 만들어진 셈이다.

우리는 이번 선언에서 김 위원장의 한반도 평화와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확인하며 그것은 북측이 종래의 명분론적 입장에서 현실적인 입장으로 전환한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싶다.

선언 내용 등을 보면 두 정상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여러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보여진다. 그런 점에서 2000년 6월(김대중-김정일)과 2007년 10월(노무현-김정일)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된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는 여간 중차대한 것이 아니다.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를

 

우리는 이번 ‘칼을 녹여 쟁기를 만들자’는 남북 합의가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져 실제적인 비핵화를 이루어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리고 한반도에 실질적인 평화가 오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군사 비용을 줄이고 우리와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경제건설에 나설 수 있을 것이고, 현재 북한의 어려움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합의한대로 비핵화를 실현하고 장성급 군사회담 등 당국자 간에 실질적인 만남을 통해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이산가족 상봉 등 현안을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

이번 합의는 남한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북한에 더 귀중한 기회일 수 있다.

한반도 평화는 남한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북한에도 절실한 것이다.

현재의 북한의 궁핍이 무엇 때문에 생겼는지를 규명해보면 북한에 왜 평화가 필요한지는 자명해진다.

핵과 미사일로는 주민을 먹여살리지 못한다.

결국 북한은 국력을 경제로 돌려야 하며 그러기위해서는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제주도 대북교류 선도해야

 

남과 북은 이번 합의에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1999년부터 북한 감귤 보내기 등을 통해 남북 교류를 선도한 경험을 살려 남과 북이 신뢰, 협력의 관계로 전화(轉化)하는 데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

제주도는 그동안 밝힌대로 ‘남북 교류협력 5+1 사업’을 비롯한 대북교류에 선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남북 교류협력 5+1 사업은 북한 감귤 보내기사업 재개와 제주~북한 크루즈라인 개설을 통한 동북아시아 평화벨트 조성, 한라산~백두산 생태‧환경보존 공동 추진, 또 관광절차 간소화와 신변 안전 보장 등을 거쳐 한라~백두 교차관광, 제주포럼에 북한 측 인사를 초청해 글로벌 리더들과 함께 평화협력을 논의하는 사업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1’ 사업으로 ‘카본 프리 아일랜드 2030 계획’을 통한 제주도의 분산 자립형 에너지 조성모델을 북한지역에 적용해 전력난을 해소하는 남북 에너지 평화협력도 들어있다.

2003년 10월 제주도에서는 남북 민족통일 평화체육문화축전이 열렸다.

제주도와 관련단체들은 남북교류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선언 성공 여부 北 자세에 달려

 

이번 남북 선언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 따라 결론날 수밖에 없는 만큼 남북 관계자들이 최선을 다해 효과적인 실천 계획을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일방적·도식적인 주장을 통해서는 결코 이룩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1, 2차 정상회담에서 얻은 교훈이다.

이번 남북의 만남이 앞으로 어떤 의미를 갖게되는가 하는 점은 북한이 얼마나 생존적·공존적 차원에서 평화를 생각하고 국제사회에 열린 자세를 갖는가에 달려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김 위원장은 전세계에 TV로 중계된 공식행사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줬으며 우리 국민도 북측의 새로운 변화의 바람과 개방에 대한 의지에 대해 이해가 넓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부 측이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남북 합의정신을 충실히 반영해 향후 관계 개선에 임할 것을 촉구하며 그 과정에서 투명성이 유지되도록 국민의 사전 이해를 넓히는 노력을 선행할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또 우리는 이 시점에서 표면에 나타난 북한의 변화와 현실 인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다만 앞으로 북한이 실제적으로 비핵화를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쪽으로도 예단하지 않고 지켜볼 것이다.

역사는 흥분과 기대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듯이 회담 합의서만으로 모두 끝나는 게 아니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남북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그 시작이 이제 열렸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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