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부설주차장, 제대로 활용해야
건물 부설주차장, 제대로 활용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4.2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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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주차난이 심화되고 있다. 차량통행이 번잡한 상가 주변 도로변은 이미 대형주차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일반 주택가 골목에는 밤이면 밤마다 주차전쟁이 벌어진다. 주차할 곳이 없어 주변을 여러번 배회하기 일쑤다. 심지어 이웃 대문 앞에 주차했다가 차량 훼손 등 봉변을 당하기도 하며 주차 문제로 이웃간 시비도 종종 일어나 이웃 사촌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행정의 기본 임무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면 제주지역의 만성적인 주차난을 두고봐선 곤란하다.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주차장 신설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이미 시설돼 있는 주차장이라도 잘 활용하는 일이 우선이 아닐까?

차량은 해마다 늘어나 주차난이 심각해지는데, 기존 주차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같이 심화되는 주·정차난은 건물 부설주차장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제주시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현재 제주시 주차장 확보율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건물 부설주차장 면수는 전체 주차공간 면수 의 절반이 넘는다. 문제는 건물 부설 주차장들이 타 용도로 사용되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주차난 심화를 부른다는 데 있다.

제주시의 부설 주차장 이용실태 점검 결과가 그렇다.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역 내 건축물 부설 주차장 2만2831곳에 대한 운영실태를 조사 중인데 현재까지 1만4170곳에대한 조사를 완료했고 그 중 1390건(9.8%)이 불법 전용으로 적발됐다고 한다.

사례별로 보면 불법 용도변경 143건, 출입구 폐쇄 56건, 고정물 설치 22건, 단순 물건을 쌓아둔 행위 1176건이었다. 건축물 부설주차장 10곳 중 1곳이 무단으로 용도를 변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마디로 건축물 부설 주차장이 주차장으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건축물 부설주차장은 상당수가 지하층에 있다. 건물주가 창고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고, 기계식 주차장의 버튼이 작동불량으로 사실상 폐쇄된 경우가 많다.

이번에 적발된 경우는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제주시가 전체 건물 부설주차장에 대한 점검을 모두 마칠 경우는 엄청난 규모의 부설주차장들이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 파악될 것이다. 제주시는 그 결과를 토대로 건물 부설주차장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면 주차난을 해소시키는 한 대안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행정당국이 주정차 단속으로 과태료 징수에만 눈독을 들일 것이 아니라 건축물 부설주차장의 불법 용도변경 행위 등에 대해 과감한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건축물 부설주차장의 활용방안에 대한 획기적이고도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있는 시설도 활용 못하면서 주차난 타령만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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