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하고 배 채워야 산을 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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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8.04.22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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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한라산 탐방객 도시락 반입·음주 '눈살'
청정 제주 생태계 훼손 부추긴다
지난 21일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 정상에서 관광객들이 일회용 도시락을 먹고 있다. 정용기 기자 

[제주일보=정용기 기자] 봄을 맞아 한라산국립공원을 찾는 일부 탐방객들이 등산로를 벗어나 도시락을 먹고 잔반을 버리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1일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 정상. 산악회 등 단체 탐방객 20~30명이 모여 앉아 일회용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또 일부 탐방객들은 등산로를 벗어나 식물들을 짓밟고 앉아 도시락을 먹고 술을 마시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 탐방객들은 잔반들을 까마귀에게 던져주는가 하면 무단으로 잔반을 투기했다. 등산로를 벗어나 일행과 취식 중이던 S씨는 “마땅히 먹을 곳이 없어서 이곳에 앉았다. 금방 먹고 일어날 거라서 괜찮다”며 막걸리를 들이켰다.

제주도에 따르면 성판악 코스를 비롯한 한라산 6개 탐방로에서의 일회용 도시락 반입은 2016년 12월부터 금지되고 있다. 음주 단속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도시락 반입, 음주 금지는 모두 청정 한라산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제주도는 까마귀와 같은 조류와 야생동물 등이 탐방객이 버린 음식 쓰레기를 먹음으로써 생태계 질서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도시락 반입 금지 규정은 권고 사항이지만 음식물을 무단으로 버리다 적발되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인력 부족으로 음식물 무단 투기 등 위반사항을 매번 단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탐방객들은 “정상에서는 도시락을 먹고 체력을 보충해야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다”고 둘러대면서 단속 활동도 대부분 계도 수준에만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탐방객들의 행태가 한라산 생태계 파괴를 부추기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도시락 반입 금지가 원칙이기 때문에 분리수거도 받지 않고 있는데 탐방객들이 대피소ㆍ휴게소 화장실에 잔반 등을 버리고 가는 경우도 많다”며 “일부 탐방객들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한라산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어 한라산 환경 보호를 위한 탐방객들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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