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풍경까지 바꿔놓은 미세먼지
학교 풍경까지 바꿔놓은 미세먼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4.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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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미세먼지 예보부터 본다. 가슴이 답답하고 코와 눈이 가렵다는 아이들을 문 앞에서 배웅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학부모들은 어린 자녀를 간신히 달래며 유치원과 학교에 보낸다.

해가 바뀔수록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학교현장의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한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에 따른 각 급 학교별 야외활동 금지 조치는 유치원 118회, 초등학교 45회, 중학교 15회, 고등학교 30회가 발령됐다.

현재 환경부는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 나쁨(151∼300㎍/㎥)의 4단계로 미세먼지 농도를 구분하고 있다.

제주지역은 지난 15일의 경우 미세먼지(PM-10·직경10㎛이하의 먼지 입자) 시간당 평균농도가 최고 369㎍/㎥까지 치솟았다. 또 ‘주의보·경보’ 수준의 미세먼지가 하루 동안 지속되는 등 점점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일선학교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81㎍/㎥) 이상이면 예비주의보를 발령해, 야외활동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일선 학교가 이번 달부터 운동회·소풍 등 각종 야외 행사를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해지면 준비된 일정을 취소해야 하는 등 학사일정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다.

이에 따라 학교들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대체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해당 일에 미세먼지가 짙어질 경우 실외행사를 강당이나 체육관 등에서 대체하는 것이다.

비도 오지 않는 멀쩡한 날에 실내에서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니, 미세먼지가 만들어낸 또 다른 학교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최근에는 미세먼지에다 꽃가루까지 겹치면서 대기가 온통 뿌연 날이 많아져서 걱정이다.

미세먼지와 함께 초미세먼지도 제주지역 기후환경 문제의 가장 큰 현안이 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들어 제주지역의 대기가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린 날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초미세먼지가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야외활동이 느는 봄철에 대기오염 때문에 마음껏 즐길 수 없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같은 안구질환 및 피부질환, 호흡기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고 하니 주의해야겠다.

우리나라가 처한 가장 심각하고도 당면한 기후환경문제이다. 물론 국가차원의 대책 마련이 있어야겠지만, 지역 차원의 대응도 시급하다.

학부모·전문가·교육청 등이 참여하는 ‘학교 미세먼지 관리위원회’를 구성, 가동하고 빠른 시일내 도내 모든 학교에 공기정화장치도 보급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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