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상 바꾼 스마트팜" 제주 첨단농업시대로
[르포] "일상 바꾼 스마트팜" 제주 첨단농업시대로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8.04.15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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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업인의 새로운 도전…스마트팜 농가를 가다
시설 작물 농사 어디서든 스마트 폰으로 해결
"스마트 팜 전적 의존 말아야…필요한 기술부터 차근 도입"

[제주일보=정용기 기자] “제가 어디에 있든 비닐하우스 걱정이 줄어드는 건 ‘스마트 팜(Smart Farm)’ 덕분이죠. 최근엔 여유가 생겨서 하우스를 추가로 만들어 새로운 작물을 키우고 있어요.”

지난 14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위치한 오길원씨(39)의 감귤 농가. 오씨가 스마트 팜 어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키자 황금향 비닐하우스 내 설치된 관수 장치에서 물이 뿜어져 나왔다.

또 비닐하우스 인근에 있는 그의 간이사무실에서는 360도 광학카메라를 통해 과실 크기, 병해충 채집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알맞은 방제 작업도 스마트 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었다.

오씨의 비닐하우스를 둘러보니 일사량부터 땅속의 습도까지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측정 장치들이 설치돼 있었다.

그가 스마트 팜으로 운영하고 있는 비닐하우스는 4개동 6600㎡ 규모. 사전에 작목별로 수확 시기를 조정함으로써 인건비 지출 없이 스마트 팜 기술을 통해 대부분의 일을 혼자서 소화하고 있다. 

오씨는 “스마트 팜으로 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오전 9시 이전에 출근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집에서도 기본적인 상황 파악이랑 업무는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일상에 여유가 생겼고 최근에는 하우스를 1개 더 설치해 레몬, 블루베리까지 생산 중”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팜이 제주지역 농가들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른 오전부터 비닐하우스에 가지 않고도 스마트 폰으로 기상 정보를 확인하고 날씨에 따라 천·측창을 개폐하는가 하면 수분 공급, 방제 작업 등 기본적인 업무는 어디서든 스마트 폰으로 가능하게 되면서다.

오길원씨가 비닐하우스 내 설치된 스마트 팜 제어장치를 조작하고 있다.

스마트 팜은 농사 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만들어진 지능형 농장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복합 사업 확대를 위해 스마트 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에서 20년 넘게 토마토 비닐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강창식씨(47)도 스마트 팜 기술 덕분에 지난 주말 교육출장도 걱정 없이 다녀왔다. 하우스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스마트 폰으로 실시간으로 상황을 주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스마트 팜으로 제 농장의 재배 환경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정밀 재배가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농가가 의지를 갖고 관리만 잘하면 생산성·상품성도 10~20% 확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제주지역에서도 스마트 팜 기술을 도입하는 농가들이 점차 늘고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2015년부터 스마트 팜 기술 보급 시범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현재까지 100여 개 농가가 사업비를 지원 받아 스마트 팜 운영에 뛰어들었다.

농가 현장에서는 분야별로 세분화된 전문 교육을 공공부문에서 공격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길원씨가 비닐하우스 인근에 있는 사무실에서 광학카메라를 통해 작물 생육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스마트 팜 농가들은 “현재 (스마트 팜)기술 수준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보급 확대를 위해선 무엇보다 교육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자 생산 환경에 알맞은 전문적인 교육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농가들은 스마트 팜에 100%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기술이 모든 일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며 "스마트 팜을 도입하고자 한다면 필요한 기술부터 하나씩 공부하고 도입해 스마트 팜을 차차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스마트 팜 관련 사업은 점진적인 농가 보급과 함께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 표본을 만들어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농가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전문성 있는 교육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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