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사칭’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하는 ‘작은 의심’
‘검사사칭’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하는 ‘작은 의심’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4.1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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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보 제주서부경찰서 노형지구대 순경

[제주일보] 갑자기 점심시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온다.

‘금융감독원입니다’, ‘검사 누구입니다’, ‘당신의 개인정보로 개설된 대포통장 때문에 다수의 고소장을 접수 받아 처리중이다. 문제없이 해결하기 위해 돈을 입금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통화내용을 절대 알리지 마라’, ‘원활한 처리를 위해 전화는 절대 끊지 말고 조치하라. 배터리가 없으면 보조배터리라도 이용하라’

최근 필자가 출동하고 초동조치한 보이스피싱 신고에서 사기꾼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다. 모든 말들이 의심투성이지만 신고자들 중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아 피해를 당했다.

요즘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로 인해 ‘유출된 개인정보로 개설된 대포통장’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많은 의심을 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결하기 위해 돈을 입금해야 한다’ 침착한 상황에서 들으면 그냥 웃으면서 전화를 끊을 수 있을 정도로 의심스러운 말이다. 어떤 수사기관도 수사를 하기 위해 관련자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것을 알고 있다면 불안한 심리상태에서도 조금만 의심해보면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통화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는 것’은 피해자 주위 사람들의 의심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그 다음으로 ‘전화는 절대 끊지 말라’는 말은 사기꾼들이 피해자로부터 입금 받은 돈을 원활하게 출금하고 도피하는 데 시간을 벌기 위한 방법이다. 필자가 조치한 사건에서는 최소 4시간, 최대 7시간동안 한 번도 끊지 않고 통화를 했던 기록을 확인했다. 이 점에서도 충분히 사기라는 것을 의심할 수 있다. ‘당신은 범죄에 연루됐다’ 이 거짓이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을 당황시키고 무언가에 홀린 듯이 오랫동안 통화하고 피해를 당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작은 의심’, 불상의 사람이 시키는 지시에 ‘내가 왜 그래야 하지’라는 생각은 큰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혹여나 보이스피싱으로 인해 돈을 입금한 후라도 즉시 전화를 끊고 112 또는 입금한 계좌의 은행으로 전화해 보이스피싱 신고를 하면 그 즉시 계좌지급 정지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알아둬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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