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 ‘4‧3학살보다 더 무서운 건, 4‧3 잊는 것’
현기영, ‘4‧3학살보다 더 무서운 건, 4‧3 잊는 것’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8.04.12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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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차이나는 클라스 출연 집중 조명…방송후 포털 '현기영' '순이삼촌' 실검 1위-5위 랭크

[제주일보=변경혜 기자]  ‘순이삼촌’이 현기영 선생이 출연해 제주4‧3을 알린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가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현 선생은 차분하고 담담하게 7~8살 즈음 자신이 겪은 4‧3의 참상을 전달했다. 1941년생 제주시 노형출신인 현 선생은 1948년 본격적인 집단학살이 이뤄져 130여개 중산간 마을이 불타오르던 기억과 함께 북촌 너븐숭이의 ‘아기무덤’에 묻힌 본인과 비슷한 연배의 어린아이들의 떼죽음, 죽은이에 대한 슬픔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이른바 북촌의 ‘아이고사건’ 등을 이야기했다. 방송은 47년 3.1기념대회로 촉발된 4.3의 배경과 이승만과 미군정의 책임, 서북청년단의 만행 역시 비교적 자세히 전했다.

문학에 투신, ‘4‧3’을 쓰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1978년 내놓은 것이 소설 ‘순이삼촌’이라고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특별게스트로 출연한 다니엘 린덴만의 이야기도 관심이 모아졌다. 다니엘의 할머니 역시 2차세계대전 당시 ‘학살’을 직접 경험한 전쟁세대로 어린 다니엘에게 아버지가 ‘유대인임을 밝히지 말라’ ‘또 그런 참상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신신당부 했던 것. 독일에서 온 다니엘 역시 ‘아우슈비츠’의 참상을 잘 알고 있어 4‧3참상 이후 집단학살에 대한 어떠한 진실도 밝히지 못하도록 억압당해온 제주도민과 상당한 공감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니엘은 제주4‧3을 다룬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했다고 이날 전했다.

현 선생은 특히 ‘아우슈비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아우슈비츠를 잊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해 “4‧3의 학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 국민이 4‧3을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 선생의 출연 직후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실시간검색어 1위에 ‘현기영’ 5위에는 ‘순이삼촌’이 동시에 랭크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현 선생은 방송과 관련 “4‧3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방송내내 출연진들이 진지하게 질문했고 특히 다니엘씨는 아우슈비츠로 상징되는 전쟁의 역사나 4‧3을 잘 알고 있어서 잘 전달이 된 것 같다”고 출연소감을 전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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