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심한 행정을 바란다
[기자수첩] 세심한 행정을 바란다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8.04.11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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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현대성 기자]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 일이 의도치 않게 나쁜 결과를 낳을 때가 있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마친 벚꽃축제, 아름다운 동네를 만들기 위한 조천읍 꽃 터널 조성 사업이 그랬다.

전농로 벚꽃 축제를 다녀온 지인은 “벚꽃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며 농담을 던졌다. 축제 기간 전농로는 빈틈없이 들어선 차량과 사람으로 아우성이었다.

저녁에 거리를 찾은 이들은 축제장 인근에서 술판을 벌이며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축제 이후, 전농로에 현수막이 하나 달렸다. 축제 기간 소음으로 고통받은 주민들께 죄송하다는 내용이었다.

아름다운 경관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일견 바람직하지만, 행정당국은 그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농로에서 펼쳐지는 벚꽃 축제의 부작용에 대한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그저 ‘죄송하다’는 현수막 하나로 넘어가려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제주시 조천읍은 아름다운 마을 경관 조성을 위해 일주도로 옆 갓길에 ‘꽃 터널’을 만들고 있다. 

조천읍은 이 터널을 조성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과 긴밀한 협의를 거쳤다고 했다. 그리고 아치형의 철골 구조물이 아무런 안내 표지 없이 갓길에 덩그러니 들어섰다.

조천읍이 ‘긴밀한 협의’를 거쳤다고 하는 마을 주민들은 그 구조물의 정체를 알지 모른다. 

하지만 일주도로를 지나는 다른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은 그 구조물의 정체를 알지 못하고, 안내 표지가 없어 알려 해도 알 수가 없다.

그 때문에 아름다운 환경 조성을 위해 설치한 조형물이 다른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겐 오히려 흉물로 전락해 버렸다.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 일도, 부작용이 커지면 그 의도가 퇴색되는 법이다. 행정당국의 더욱 세심한 행정 조치를 바란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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