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제주의 땅값 상승인가?
누구를 위한 제주의 땅값 상승인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4.0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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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웅.제주대학교 행정학과 3학년

[제주일보] 벚꽃이 피고 질 때쯤 학교에 다니고 있음을 실감한다. 매번 국가장학금을 받았는데 이번 학기는 받지 못했다. 염치없이 부모님께 등록금을 받아 학교에 다니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학우들의 소득분위가 상승해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적은 장학금을 지원받았다. 제주도 땅값과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른 결과다.

우리 집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2013년 1월 1일 기준 6200만원에서 2017년 1월 1일 기준 1억800만원으로 4년 만에 1.7배(부동산 공시 가격 알리미·https://www.realtyprice.kr:447/notice/ 참조) 상승했다. 공시가격이 아닌 실거래 가격은 더욱 올랐다.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가격이 올랐다지만 내 삶이 개선된 점은 없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됐다고 팔아야하는가? 판다면 우리 가족은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아파트 가격 상승은 도민의 삶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땅값 상승인가? 대학 졸업 후 집을 살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지금 추세라면 취업을 한다해도 내 집을 마련하기 힘들 것이다. 제주가 발전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이 도민의 삶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줬는가? 땅값이 올라서 얻은 세금으로 대학생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은 무엇인가? 많은 학우들이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알바’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공 공부와 취업 준비, 알바만으로 생활이 힘든 대학생이 기댈 수 있는 현존하는 최후의 제도는 ‘학자금 대출’이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시작해 첫 월급을 받음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을 갚아 나가야 한다. 취직을 하고 학자금 대출을 갚으며 독립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상적인 꿈이다.

제주에서 나고 자랐지만 제주에서 살기 쉽지 않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나의 미래를 희망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고 어른들에게 전하고 싶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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