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요즘 상갓집이나 저녁 자리 등에 가면 자주 듣는 얘기가 있다. 남북공연예술단 공연,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내용이다. 그런 다음 “요새 선거 판국은 어떻게 되고 있지?”, “민주당 경선 결과는 어떻게 될까. 부동산 투기 등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과 실체는 뭐지?” 이런저런 얘기를 끊임없이 하는 것으로 봐서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 아닌가보다.

그렇게 술 잔은 계속 이어지고 나름대로 들은 얘기를 꺼내면서 자연스럽게 화제를 선거 결과 얘기로 모아간다. 그러다보면 각자의 속내와 ‘도지사감 철학’을 드러내기도 한다.

6·13 지방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제주도지사 선출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윈희룡 현 지사가 계속 앞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다른 인물이 나와 제주도를 새로 이끌어갈지에 대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종적으로 누가 되느냐 하는 경선 과정이 흥미로운 관심사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김우남·문대림 예비후보가 경선을 통해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결정된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늦어도 이달 22일까지 전국 광역후보 경선을 마무리할 방침이지만 경선과열 지역인 제주도의 경우 시기를 다소 앞당겨 오는 15일 전후에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앞서 경선 후보자에 대한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11일 TV토론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경선은 국민참여경선으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며 권리당원 50%, 일반국민 안심번호 여론조사 50%로 결정된다.

제17·18·19대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후보는 민주당 원내부대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원장 등을 지냈다. 문 후보는 제9대 도의회 전반기 의장과 청와대 제도개선 비서관을 지냈으며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에 참여했다. 그런데 경선을 앞두고 문 후보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눈길이 쏠렸다. 관광지 ‘유리의성’ 주식 의혹과 서귀포 송악산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둘러싸고 그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물론 문 후보측이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뭔가 시원치가 않은 모양이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와 문 후보가 참석하는 TV토론회에서 의혹이 어느 만큼 풀릴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문 후보측은 “중앙당의 방침에 따라 토론회에 적극 참여할 것이며 2차 면접을 통해 후보 검증까지 받은 만큼 토론회는 의혹 제기가 아닌 말 그대로 정책토론회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후보는 제기된 의혹에 제대로 된 해명조차 못하고 있다”며 “토론회 시기와 횟수는 조속한 시일내에 최대한 제한 없이 실시해 여러 의혹에 대해 명쾌하게 밝히는 것이 도민과 유권자에 대한 여당으로서의 마지막 도리”라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번 TV토론회는 알권리 차원에서 유권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여러 의혹들에 대한 공격과 반격 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하고, 또 양측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많은 정책공약들이 제주도를 위해 올바른 방향인지, 제주도의 재정은 감당해낼 수 있는 것인지, 기득권 세력이 아닌 서민들을 위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등을 꼼꼼이 검증해야 할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5조가 넘는 제주도의 예산을 집행하면서 65만 도민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도지사라면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게 도민 전체의 바람이기도 하다.

우리 제주도가 자랑스럽게 세계 7대자연경관지역이라고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오명도 많다. 전국 교통사고 1위, 비만 및 비만율 전국 1위, 이혼율 전국 1위, 각종 사건 사고율 전국 상위…. 에휴,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겨났는지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렇다면 다음 도지사는? 도덕성, 정체성, 청렴성 등을 잘 살펴보고 누가 진정하게 제주도를 위해 일할 인물인지 생각할 때이다.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