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어요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4.0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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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주.제주서중학교 교사

[제주일보]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학교를 옮기니 아이들이 작고 예쁘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온 한 선생님은 아이들이 너무 커 보인다고 한다. 똑같은 중학생인데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다.

중학교에서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한 학교생활을 돕기 위해 아이들이 “선생님 저 할 말 있어요”하고 찾아오면 나는 “너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돼 있단다”라며 다가간다.

중학생이 돼 처음으로 입어보는 교복,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렘….

초등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이 모두 챙겨 주고 모든 수업을 같이하고 음악과 미술, 체육, 영어 과목만 다른 선생님께 특별교육을 받았지만 중학교에서는 스스로 해야 할 과제가 많다. 과목별로 다른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오고 국어와 수학, 사회 등 과목마다 전문선생님과 함께 배우며 아이들은 하루씩 성장해 간다.

이 때 부모와 담임교사가 함께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청소년기는 몸은 성장했는데 아직 정신적으로 성장이 따르지 못하는 정체성 혼란의 사춘기를 심하게 앓기 시작하는 시기다. 신학년, 신학기에 다양한 학교폭력 및 위기 상황을 예방하고 학교 적응력 향상을 위해 부모와 교사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상담주간을 마련해 우리 아이들의 특성을 선생님께 알리고 선생님도 아이의 특성을 파악해 최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하도록 돕고 있다.

상담실에 찾아오는 아이들의 특성은 다양하다. 입학 첫 날부터 상담실에 와서 교실에 들어가기 힘들어 하는 친구가 있다. 초등학교 때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고 그 후유증으로 지금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 친구가 농담으로 말해도 얼굴이 빨개지고 교사에게도 폭력적이며 비속어를 쓰는 학생, 뚱뚱한 외모를 보고 뚱보라고 놀렸다면 울고 오는 학생, 키가 작다고 땅꼬마라고 놀렸다고 우는 학생, 후배가 선배에게 대들었다고 화가 난 학생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학교에서는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위기관리협의회를 통해 아이를 도울 방법을 모색한다. 친구 관계에서 장난으로 말해도 상대가 상처를 받았다면 서로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는 의사소통 훈련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은 자기중심적인 유아기에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배려를 배우며 나와 더불어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배우게 된다.

때로는 가정에서 아동학대나 방임으로 돌봄을 전혀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조기에 발굴하기 위해 담임교사들은 3일간 연락없이 무단 결석하는 학생이 있으면 전화는 물론 가정방문을 한다.

청소년 시기는 감정이 하루에도 최고 최저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 자신의 감정 조절을 잘 할 수 있도록 사랑과 관심이 필요할 때다. 강요나 주입보다는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하다. 부모와 갈등이 생기면 아이들은 부모와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여겨 아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과 함께 마음의 빗장도 닫는다.

어떤 부모님은 바쁘다는 이유로 최고의 물품을 주며 경제적 지원만 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고가의 물품이 아닌 작은 관심과 사랑이다.

아이들은 매일 성장한다. 몸이 크는 만큼 마음도 함께 커야 하는데 상처와 아픔만 남는다면 아이들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그대로 머무를 수도 있다. 오늘 키가 성장한 만큼 생각도 커져 자신의 미래를 향해 한걸음 앞으로 나아갈수록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학업중단숙려제라는 제도를 통해 교실에 들어가기 힘든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wee프로젝트 학교에서는 클래스를, 교육청에서는 센터와 스쿨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의 감성을 교육하는 의미에서 개인상담과 집단상담, 심리평가, 학부모 교육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을 중심으로 부모와 교사가 함께 아이들을 키운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활짝 열릴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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