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체험관광 등 6차산업 육성해 위기 극복해야”
“농촌 체험관광 등 6차산업 육성해 위기 극복해야”
  • 제주일보
  • 승인 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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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수줍게 고개숙인 고사리. 머지않아 제주의 온 들녘이 고사리 꺽는 인파로 소란스러울 것이다. ② 청수리의 농가 정원 한켠에 만발해가는 꽃.봄은 정원을 먼저 찾는것 같다. ③서울 사당동의골목 과일 가판대. 오렌지는 있지만 제주 만감류는 없다. 회전율이 상대적으로 못미쳐 구색도 갖추어 놓지 않았다.

[제주일보] 이른 새벽마다 자욱한 안개와 걸음걸음마다 신발을 흠뻑히 적시는 이슬이 완연한 봄임을 알려주고 있다. 두꺼운 옷을 벗고 조금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서는 농촌의 새벽은 아직은 차가움이 남아 있다.

산천초목은 계절은 봄을 얘기하고 있는데 우리의 몸은 무뎌있는게 아닌가 싶다. 온 사방을 둘러보면 온갖 나무와 풀들에 꽃이 만발하고 있다. 양지바른 들녘에는 지난 겨울 추위에 지쳐있는 몸과 마음을 달래줄 각종 산나물들이 벌써 입안에 가득 침을 고이게 한다. 부지런한 농촌의 아낙들은 남들이 먼저 뜯을새라 수줍게 고개숙여 봄을 알리는 고사리 뜯기에 서둘러 앞을 다툰다.

70여년 전 제주의 아픔으로만 어렴풋하게 기억되고 있는 4·3도 우리만의 상처가 아닌 전 국민이 함께하려는 노력들로 옷깃에 달려있는 동백꽃 배지의 모습으로 우리를 위로하고 있고, 치매로 누워있는 노인은 그날의 아픈 기억만이 남아 연신 눈물을 흘리고 어제 오늘 일어난 일처럼 생생한 기억을 반복한다.

농촌마을마다 같은날 제사가 왜 그리 많은지 이해를 하지 못했던 어린날, 그저 떡반을 탐했던 그날들의 기억이 새로워진다. 띄엄띄엄 표지석만 남아 있는 잃어버린 마을에 대한 기억은 일부 탐방객과 순례자들에게만 관심을 갖고 있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예부터 우리의 농촌은 어쩔 수 없는 서글픔과 무시의 상징이었지 않나 싶다. 무지몽매의 사람들만이 모여사는 공간인 것처럼 여겨진 것은 아닐까?

오죽했으면 사려분간이 분명치 않고 어줍지 않은 행동이 표출될 때 ‘촌놈처럼’이라는 농촌의 기본적인 정체성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통째로 비하하는 말들을 만들어 냈을까.

정착 이주민과 선주민간 야기되는 수많은 갈등들도 이러한 사고가 내면에 존재하고 있어서 쉽게 풀지 못하는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서울시교육청에서 각급 학교로 보낸 학생들의 체험학습과 수련활동에 대한 지침서를 보고서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과도한 경쟁구도에서 인성(人性)을 확보하기에 불리한 서울시내 학생들의 교외활동에 대해 그들이 만들어 놓은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물론 예측가능한 안전을 확보하고 책임을 면탈하기 위한 서울시 교육행정당국의 입장을 일면 이해는 할 수 있으나 자유로운 농촌활동을 통해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몸으로 느끼고 소중함을 배우며 인간다움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환경이, 서로 조화롭게 유지할수 있는 공간은 배려를 전제로한 농촌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곳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이러한 서울시 교육청의 지침이 전국의 기본 모델로 만들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필자만의 기우일까?

지난 겨울 혹한에도 불구하고 고공행진을 계속했던 감귤가격이 설을 지나면서 폭락한 것은 도내 감귤재배농가에 큰 숙제를 남겨주고 있다. 수입산 오렌지의 영향으로 비가림 감귤, 한라봉, 천혜향 재배농가들이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설 전에 출하했던 노지감귤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농가들을 당황케 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노지감귤 재배에서 가온하우스 재배형태라는 획기적인 생산의 변화는 새로운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던 제주 감귤산업의 가치를 드높였지만 유가의 폭등으로 채산성에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고 비가림재배라는 유형으로 변화돼 생산 시기의 차별화로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드는가 했더니 만감류의 여왕으로 등극했던 한라봉이 생산농가들의 과욕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당하는 현상은 다른 품종까지 연계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

노지감귤 생산량 조절이라는 전제로 비가림 하우스의 축조 면적을 넓혀 짧지만 다소나마 감귤농가에 도움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이는 제주의 농촌은 초록이 가득한 들판이 아니라 점점 비닐로 덮여가는 면적이 넓어짐을 해마다 느끼게 된다. 하지만 비가림감귤에 대한 기대치가 감소되고 만감류에 대한 재배 유혹은 50~60년동안 대학나무였던 감귤나무를 자르고 새로운 품종 갱신이라는 기대로 모두 잘리고 있는것도 현실이다. 많은 농가들이 대안이 없다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한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이즈음 서울시내 과일 가판대에는 제주의 감귤류로 꽉차 있었지만 지금은 수입오렌지가 그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어쩌면 관세·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체제(GATT)가 무너지고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로 오늘의 현실은 이미 예견돼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이미 폄하돼기 시작한 농업·농촌은 아웃사이더로 전락해 가는 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할 것 없이 긴장감 있게 농촌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의 모습이 보여진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예견되는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 공동체 회복을 위한 농촌마을 만들기 사업과 농촌 체험관광 사업이라고 여겨진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조금씩 형태는 달라지고 있지만 큰 틀에서의 목적은 동일하다. 농촌의 가치를 가장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는 농촌으로의 방문객 유도 내지는 유치일 것이다. 비단 제주도 뿐만이 전국의 농촌마을들이 핵심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거론했던 서울시교육청의 학생들이 인성함양을 위한 기회를 우리의 농업·농촌과 조금의 간극을 보여주는 지침은 대단히 우려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가 그 가치를 존중하고 대안 마련을 위한 로드맵이 만들어져야 한다.

중앙정부 부처간, 광역단체간, 지방정부내 기관·단체간의 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제주도도 농촌이라는 공간이 농업생산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제주관광상품의 질적성장을 위한 필수공간이라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농촌이라는 공간에서 행해질 수 있는 모든 것을 관장 또는 서비스 할 수 있는 직제가 만들어져야 한다.

융·복합과 6차산업을 귀가 아프도록 듣고 입이 아프도록 애기하고 있지만 행정기구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농촌의 육아와 교육, 노인, 환경, 생산, 가공, 관광, 역사, 문화, 귀농, 산업 등을 총망라한 단일시스템이 구축됐으면 얼마나 좋을까.

제주도에 지역공동체발전과라는 시스템이 있지만 그곳에서 감당하기엔 역량과 전문성이 너무나 부족하다.

대한민국에서 농촌의 융·복합을 위한 행정시스템의 융·복합시스템을 제주도에서 시연하기를 바라는 것은 필자의 지나친 바람일까?

제주일보 기자  cjen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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