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수요만 막지말고 공급도 원활히
아파트, 수요만 막지말고 공급도 원활히
  • 제주일보
  • 승인 2018.04.0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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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월 대비 0.17% 떨어지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한국감정원, 3월 26일 기준)

아파트 전세 가격도 지난 2월 26일 보합세를 보인 이후 3월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전주(3월 19일 기준)와 비교할 때 0.09% 하락했다.

요약하면 매매·전세가가 하향 안정화 상태이고, 진정되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폭등하는 아파트값과 전셋값에 시달렸던 시민 입장에서 보면 반가운 소식이다.

정책 효과를 논의하기에는 이르지만 최근의 아파트값 안정화가 공급물량 과다에도 기인하지만 일정 부분 정부의 규제책에 의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강화된 대출 규제는 다주택자들이 갖고 있던 물량을 쏟아내도록 하면서 집값 하락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보유세 개편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와 별도로 점진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1~2년 전 대거 분양된 물량이 최근 들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진 것도 집값 안정화에 기여했다. 상황을 종합하면 지금의 시장은 투기수요 유입이 차단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형성되어가는 기틀이 마련되는 과정처럼 보인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매매·전세가격이 오르는 신호가 보이지 않는 것은 다행스럽다.

전세가격의 안정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제주지역 아파트값 상승의 주요 요인이 전세가격 폭등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실수요자가 아니면 대출을 받아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빚내서 집 사라’는 식의 부동산 정책은 부적절한 정책이었다고 발표했다. 옳은 얘기다.

집값을 경기부양의 도구로 사용하면 부작용은 뻔하다. 집은 재산증식이 아니라 주거복지의 맨 앞자리에 자리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평생을 쓰지 않고 모아도 집 한 채 장만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이상 현상이다. 차제에 최근 들어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아파트 청약제도 등을 보완하고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수요 측면의 규제가 진행된 만큼 이제는 공급 측면의 대안도 더 고민해야 한다. 모처럼 잡은 집값 안정화의 불씨를 꺼트리지 말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매수가 지나치게 위축되면서 거래 동결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때문이다. 이 부분도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

규제로 집값을 잡기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을 생각해야 한다. 수요만 막지 말고 공급도 원활히 할 때 시장은 지속적으로 안정될 것이다.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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