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오판(?)
더불어민주당의 오판(?)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8.04.0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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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부남철기자]6.13 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다른 정당과 달리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선출을 놓고 각종 의혹 제기와 검찰 고발 등이 이어지면서 집권당 후보들 간의 정책대결을 기대했던 도민들이 많은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김우남 예비후보 측이 문대림 예비후보의 유리의성 관련 논란 및 송악산 땅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촉발된 이번 내부 갈등 때문에 당초 잠정 합의됐던 후보 경선 전 후보토론회도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이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각 후보들이 제주 현안에 대해 제시했던 정책들은 정책 선거를 기대했던 도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후보 자질 관련 논란이 불거지면서 후보들이 제시하고 있는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각종 설(說)에만 이목이 쏠리는 것을 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몰락이 ‘BBK 의혹’에서 시작된 것을 보면 후보의 도덕성에 대한 검증을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 국민들이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우리 현실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경선 전 네 후보간 후보토론회를 통해 다자간 경쟁 구도의 경선에서부터 흥행 바람을 일으켜 본선까지 열기를 몰아가려던 전략은 차질을 빚고 있다.

2일 더불어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주도지사 후보자 추천공모에 응모한 강기탁, 김우남, 문대림, 박희수 예비후보 4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4명 후보 가운데 ‘컷오프’를 통해 2∼3명 정도로 압축해 후보경선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까지 온 데는 후보들 간의 과열경쟁도 문제이지만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할 부재도 큰 작용을 했다고 본다. 집권당 국회의원으로서, 제주지역 3개 선거구를 장악하고 있는 현역 의원들이 소속 당의 내부 갈등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누가 되든 이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 것인지....

제주도당의 갈등에 대해 먼 산 바라보듯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중앙당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4명의 후보가 한 자리에서 자신의 정책을 내세우고 상대방과 유권자를 설득하는 진정한 선거의 모습을 보고 싶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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