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제주가치 훼손’은 안 돼
풍력발전, ‘제주가치 훼손’은 안 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1.3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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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너지공사가 최근 풍력발전지구 지정공모를 통해 육상 1곳과 해상 3곳에 대한 풍력발전지구 선정을 마쳤다. 풍력발전과 태양광 발전으로 상징되는 이른바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세계적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탄소배출은 지구온난화를 부추겨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탄소배출이 없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이다. 특히 제주의 경우 화석연료를 대부분 해상운동으로 확보해야 하는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다 육지부와 연결된 해저케이블 연계선로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아 자체 에너지 확보 차원에서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확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세워진 풍력발전기는 100기를 넘어서고 있다. 이들 풍력발전기는 그 높이만 해도 50m가 넘는다. 여기에 거대한 풍력발전 프로펠러까지 바람을 타고 돌 땐 그 거대함에 위압감을 느낀다. 그런데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2030년까지 화석연료를 신재생에너지로 전면 대체하는 ‘탄소 없는 섬’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이 같은 크기의 풍력발전기 500개가 제주에 더 들어서게 된다. 이들 풍력발전 가운데 민원이 적고 발전효율이 높다는 이유로 바다에 400여기가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이처럼 제주 곳곳에 풍력발전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자연스럽게 제주의 고유한 자연풍광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 실제 풍력발전 인근지역 오름 등에 오르면 제주의 옛 풍경이 크게 훼손된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거대한 발전타워에 가려 한라산 원래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오름 인근 평야지역 곳곳에 설치된 거대한 인공시설들이 타원형 곡선으로 수놓아져야 할 오름 풍경에 어깃장을 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연간 13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국내외에서 제주를 찾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들은 청정한 제주의 자연 때문에 오는 것이다. 그런데 풍력발전시설은 기존 인공시설이 없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설치돼 상대적으로 자연환경 훼손의 정도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제주 중산간 지역에 거미줄처럼 이어진 고압송전 선로에 대해서도 자연환경을 훼손한다면서 지중화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지 오래다. 전기 공급을 위해 고압 송전선로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자연환경 또한 보전돼야 한다는 것이 도민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 때 제주도는 풍력발전을 일정 지역에 집중시키는 ‘단지화’ 방안을 검토했지만 흐지부지 됐다. 풍력발전이 해당 지역에 ‘안정적 돈 생산지’가 되면서 곳곳에서 설치민원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풍력발전의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풍력발전이 청정자연환경으로 상징되는 ‘제주가치’까지 훼손해서는 안 된다. 제주도가 이제부터라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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