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연지기를 키워준 백호기
호연지기를 키워준 백호기
  • 제주일보
  • 승인 2018.03.2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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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종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논설위원

[제주일보] 제48회 백호기 전도청소년축구대회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개최된다.
제주축구의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1971년 시작된 백호기 축구대회는 제주축구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제주인의 축제 그 자체였다.
백호기는 제주의 중장년층과 청년들에게 서로 하나 되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었다.
제주의 발전을 주도해온 베이비붐세대부터 에코세대까지 젊음을 발산하는 열띤 광장으로 변해 축제의 한마당을 펼쳐왔다.
다른 대회와는 달리 백호기 때는 전체학생이 모교의 명예를 걸고 화려한 응원전을 펼치고, 기백 넘치는 응원전의 화려함과 단결된 모습은 종종 전국 매스컴의 조명을 받아왔다.
무엇보다도 학생들 그리고 동문선배들과 학부모의 단합된 응원은 물론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제주도의 명실상부한 대표 스포츠대회로 자리매김 해왔다.
특히 필자는 초등 5학년부터 중등 2학년까지는 선수로 참여했고 그 후에는 응원단으로 참여하여 승리의 환호와 패배의 안타까움을 몸소 경험해왔다.
선배들과 후배들의 모교사랑을 넘어서서 백호기축구대회를 통해 단결과 화합 그리고 인내와 끈기를 배워왔다.
또한 백호기 축구대회에서 모교를 응원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파릇파릇한 고교생이 되어본다.
그런데 요즘 몇몇 학교 학부모들이 수업에 지장을 준다며 응원을 할 시간이 없다고 항의를 한다고 한다.
자녀를 생각하는 학부형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인생은 성적순이 아님을 알기에 교과서 몇 줄 공부 안했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그것보다는 응원을 연습하는 과정과 실제 응원을 함께하면서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많을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마음껏 함성과 응원가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할 때이다.
 응원을 통해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파트너십과 리더십을 배울 수 있을뿐더러 창의적인 사고를 개발 할 수 있을 것이다.
편협한 사고를 키울 수 있는 교과서보다는 현실에 필수불가결한 사고방식을 얻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실제 학생들은 백호기 응원을 학창시절 잊지 못할 추억으로 생각하고, 매해 새로운 응원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자율적으로 함께 하는 응원문화 정착을 위해 각 학교들이 응원 연습에서 느끼던 부담을 없애고 축제로 응원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는 소식이다.
응원을 하느라 정작 경기를 보지 못했던 것을 탈피해 경기를 즐기면서 최신 노래와 쉬운 안무로 자발적인 응원을 이끌어갈 계획을 갖고 있다니 신세대다운 발상이다.
백호기축구대회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어온다.
백호기는 학창시절의 호연지기를 키워줬고 애교심과 더 나아가서는 애향심까지 심어주는 견인 역할을 해왔다.
승패와 관계없이 선후배들의 단합된 모습과 모교에 대한 자긍심이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간직하고 있다. 교과서와 참고서에 찌든 학생시절에 백호기를 통하여 선후배의 단결과 우정, 애교심 및 리더십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이 지금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백호기 축구대회는 세월이 흘러가도 청년으로 다시 돌아 갈 수 있는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다. 지친 청년들과 기성세대들에게 원동력이 되고 그들의 화합의 장으로 계속 거듭날 것이다.
또한 학업에 지친 학생들도 백호기를 통하여 꿈을 실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백호기 축구대회! 이번 주말에 젊음의 함성을 함께 하지 않으시렵니까?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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