괸당이 제일 큰 정당이라고?
괸당이 제일 큰 정당이라고?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8.03.28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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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정용기 기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민심 탐방취재차 동문재래시장을 찾았다. 상인 수십 명을 만났는데 육지에서 온 상인도 제법 있었다. 이주민 유권자의 표심은 어떨지 궁금했다.

지난해 제주로 이주했다는 특산품점 업주는 “제주 정치인들을 잘 모르니까 옆집 사장님한테도 많이 물어보거든요. 그래서 지인들이 지지하는 후보자에 마음이 기울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는 사람 모아서 표를 얻으려는 괸당 문화가 중요하다고 들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상인은 “괸당이 제일 큰 정당”이라는 우스갯소리도 했다.

제주 이주 2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괸당’은 여전히 낯설다. 친인척을 뜻하고 넓게는 이웃도 포함된다. 키보드를 두들겨보니 괸당은 척박한 환경에서 함께 일을 하면서 만들어진 독특한 공동체문화라고 나왔다.

문제는 정당, 정책보다 같은 고향, 같은 학교 출신에게 표를 주는 괸당 문화가 선거에 활용된다는 것이다.

취재 후 어떤 사건, 에피소드를 두고 “거긴 내 고향 선배”, “얘는 누구 남편”이라는 식의 후일담이 나오곤 한다.

이처럼 제주사회는 ‘한 다리’만 거치면 다아는 괸당 문화가 자리잡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제주 정치인들을 잘 모르는 이주민 유권자를 혼란시킬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제주 순유입인구는 2014년 1만1000명, 2015년 1만4000명, 2016년 1만4600명, 지난해 1만4000명 등 4년간 5만명이 넘는다.

올해 지방선거 선거인수 52만7000명도 2014년 지방선거 선거인수 46만7000명보다 늘었다. 이주민 일부도 선거인수에 반영됐으리라. 

괸당 문화는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선거에까지 스며들어 이주민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는 괸당은 없어져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괸당 문화가 자리 잡고 이주민 유권자에도 이로울 것이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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