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민회장 추대와 갈등
서울도민회장 추대와 갈등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3.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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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준 서울제주도민회 자문위원·수필가·논설위원

[제주일보] “저는 친화력을 바탕으로 도민회를 더욱 소통하고 화합하는 친목단체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회원 모두가 자랑할 수 있는 서울제주도민회를 꼭 만들겠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가양동 제주도 탐라영재관 11층에서 열린 대의원 정기총회 개회 직전에 제31대 도민회장 인준을 앞둔 신현기 회장의 말이다. 그는 이어 “도민회장 선출은 이렇게 해선 안됩니다. 단일 추대 방식으로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는 25만 회원 가운데 참석자격이 부여된 ‘대의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상정 안건인 2017년도 예결산보고, 2018년도 예산안 및 사업계획안 승인, 장학회 결산보고와 예산안 보고는 원안대로 의결됐다. 최종 안건 임원선출은 지난 2월 7일 임원추대회의에서 이미 추대된 신현기씨에 대해 ‘인준’하는 절차다. 제31대 서울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신현기를 선출했다. 감사2명도 선출했다. 신임 신현기 회장의 임기는 4월 1일 부터 2년이다.

회의를 마무리하려는 순간 대의원 H씨가 발언했다. “회장 후보를 놓고 투표하는데 큰 관심을 갖고 관찰했다. 후보 2인을 놓고 비방이 너무 심했다. 최종 선출된 분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겠는가? 도민회장은 권력기관도, 보수를 받는 자리도 아니다. 오직 희생과 봉사만 요구한다. 앞으로는 화합과 축제의 한 마당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임원 추대위원 60명이 모여 회장 후보 2명을 두고 ‘투표’한 결과 2차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과반을 득표(4표차)한 신 후보가 차기 회장으로 추대됐으나 만나는 사람마다 이렇게 해서야 되겠는가? 주변에 우려의 목소리만 들린다.

서울제주도민회는 올해로 창립63주년을 맞이했다. 1955년 ‘재경제주도민친목회’로 창립을 본후 1966년에 ‘재경제주도민회’로, 1977년에 ‘서울제주도민회’로 명칭이 변경됐다. 제주도가 ‘제주특별자치도’로 되면서 ‘서울제주특별자치도민회’로 달라졌다. 63년동안에 도민회장은 17인이 맡았다. 1955~1996년 4월까지는 황순하(1·4대), 부장환(2·3), 박충훈 (5·6·7·8·9·10), 강재량(11·12·13·16), 양성준(14·17), 홍문중(15), 김려만(18), 고남화(19)회장이 역임했다.

그런데 1996년도부터 도민회장 자리를 두고 과열현상이 나타났다. 도민회나 향우회는 공익법인체도 아니다. 친목회 성격일 뿐이다. 1996년부터 2018년까지 10인이 회장을 맡았다. 21·22대, 그리고 23·24대 회장은 연임했다. 이외는 2년 단임이다. 10인 중 4인을 재외하고는 ‘경선’을 실시했다.

수도권 제주인 25만 회원들의 상징적인 대표자 ‘도민회장’은 그래도 지도자로서의 덕목, 개인의 재정능력, 기동성, 시간과 열성 등을 요구한다. 제주출신 고위관료, 전 외교관, 법조인은 “나는 안 한다. 하고싶은 사람이 많다는데.” 명성만 가지고는 도민회장을 수행하기엔 애로가 많을 것이다.

필자는 전·현직 향우회장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더 이상 경선을 말고 추대하자, 2년 임기도 늘려야한다(서귀포 출신 K회장)”, “어느 분을 모셔서 박수치도록 하자(장학회 임원 K씨)”, “60명 가지고 투표를 하는데 지역, 학연이 개입됐다. 차라리 과거에 거론된 산남, 산북에서 순차적으로 맡는것도 검토해보자(서귀시 서부지역 향우회장)”, “현행 추대제도가 원래의 취지를 잘 살려 시행하면 바람직하나 그간의 행태를 볼 때 쉽지 않다. 그렇다면 대의원 직선제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다. (2008년도 실시 사례) 대의원 직선제가 처음에는 다소 혼란이 예상되나 정착되기만 한다면 도민회가 재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제주시 지역 향우회장, 도민회 상근 경력)”, “2년 단임으로는 아무 것도 못한다. 3년으로 하든지, 2년 연임으로 개정해야 한다(대의원 일부 주장)”

신임 신현기 회장은 20여 년 봉사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삼아 “고향을 위한 큰 그림을 서울제주도민회를 통해 그려보겠다”고 말한 만큼 도민회장 선거제도의 개선만큼은 제시해야 할 것이다.

1000만 수도서울에서 지내는 제주인! 제주사람들 모두가 편안한 마음으로 화합과 소통의 둥지, 그러한 서울제주도민회로 거듭나기를 소원하면서….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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