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노동정책, 정교한 보완이 시급하다
친 노동정책, 정교한 보완이 시급하다
  • 제주일보
  • 승인 201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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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해.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회장

[제주일보]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이 아니다’라는 뜻을 가진 고사성어로서 요즈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마음이 이와 같을 것이다.

내수부진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더해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내에 사업장에 52시간의 근로시간을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게 된 중소기업인들은 어느 해보다 우울한 걱정 속에 새봄을 맞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은 경쟁은 심화되고 생산성은 낮아 경제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소득대비 금융부채비율이 상용근로자의 1.5배에 이르며, 중소기업의 46.3%가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으로,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 고용의 43.4%를 책임지고 있는 자영업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이 3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취약한 경제기반으로 인해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9.9%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미충원율이 대기업의 3배에 달하는 12.6%에 이를 정도로 인력 미스매치가 심각하며, 인력 미스매치의 첫 번째 이유가 ‘임금 수준 등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3.8%)이다.

위와 같이 많은 중소기업들은 경제기반이 취약해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임금을 지불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잔업 및 연장근무를 통해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을 해결하고 근로자는 적은 임금을 보전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사업주뿐만 아니라 근로자 모두에게 상당한 타격이 되고 있다.

즉 가격이 동결되고 매출이 증가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금은 제로섬 성격을 가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 인건비 부담이 고스란히 사업주의 수익 저하 내지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업주는 자신의 수익 보전을 위해 고용을 축소하고 자신이 추가근로를 선택하거나, 사업 축소 또는 사업 폐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취약계층의 고용 안정과 소득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용 단절과 소득 감소로 이어져 경제의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현실이 되고 있다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보장하고, 국민의 일과 생활에 균형을 부여하기 위한 적정한 최저임금 지급과 근로시간 단축의 취지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을 할 뿐만 아니라 가야할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임금 지불 주체인 기업의 능력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더이상 선의의 함정에 빠져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에 집착하지 말고 속도조절과 함께 하루 속히 임금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대기업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공정원가 인정제 등을 도입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또 중소기업이 경쟁력과 생산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활력을 찾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최저임금도 획일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매출액과 시간당 부가가치 및 노동생산성이 차이가 있는 업종의 특성과 지역별 물가 차이 등을 고려해 일본이나 캐나다처럼 지역별·업종별·직종별 최저임금을 차등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 차등화는 인건비 부담으로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들을 지역으로 유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역 균형 발전도 가능하다.

우려와 논란 속에 시작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중소기업이 사업 의욕을 잃지 않도록 정교하고 다양한 보완 정책이 시급하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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