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땅 제주, 동아시아 평화 인권의 외침
4·3의 땅 제주, 동아시아 평화 인권의 외침
  • 이현충 기자
  • 승인 2018.03.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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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이달 26일부터 6월 25일까지
김정헌 작 - 핏빛 얼룩과 동백꽃

[제주일보=이현충기자] “몇십 년 전 나는 현기영의 ‘순이 삼촌’을 통해 4·3 사건을 처음 접했다. 70대 중반에 다다른 내가 그 당시의 전율을 다시 살려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잊지 않기 위해 그 당시의 넋을 기려야겠다”(김정헌 작가의 변)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아픔의 역사를 리얼리즘 미술로 표현한 ‘4·3 70주년 동아시아 평화인권 展 - 침묵에서 외침으로’가 내일부터 6월 25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동아시의 평화 인권을 테마로, 아픔을 함께 하는 동아시아의 과거사를 조명하고 있다. 특히 냉전의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발생한 비극으로 4·3을 자리매김하고, 아픈 근현대사를 공유하는 동아시아 국가간의 문화교류 의미를 담는다.

전시회 참여 작가는 강요배, 강주현, 곽영화, 김산, 김강훈, 김성오, 김은주, 김정헌, 김태균, 민정기, 박건웅, 박경효, 박진화, 부상철, 송창, 송미지자, 심정수, 이명복, 이종구, 이지현, 임남진, 임옥상, 임춘배, 주재환, 허달용, 홍선웅, Amemoto Takahisa(일본), Ren Dezhi(중국), Trieu Minh Hai(베트남), Tsai Wen-Hsyang(대만) 등 30여 명으로 총 6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판 리얼리즘을 선도해온 민중미술 거장들의 신작이 대거 공개된다.

4·3연작시리즈로 유명한 제주출신 강요배 작가가 미공개 스케치 ‘십자가 - 시신을 보는 사람들 1, 2, 3’를 선보이며 김정헌 작가는 4·3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작품 ‘두개의 달 : 제주의 돌하르방, 돌담’과 ‘핏빛 얼룩과 동백꽃’을, 민정기 작가는 제주도민이 겪었을 상상적 공포를 연상시키는 작품 ‘무제’등을 발표한다.

또 임옥상 작가는 4·3희생자 영령들에게 들려주는 바람의 진혼곡 ‘4·3 레퀴엠’을 이종구 작가는 북촌리 양민학살을 다룬 작품 ‘조천읍 북촌리 2688번지’ 등을 전시한다.

4·3 70주념을 맞아 제주4·3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깊이 생각할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론가 김유정은 “회화, 사진, 판화,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한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4·3과 광주 5·18민중항쟁, 노근리 사건, 부산 민주항쟁 등의 한국현대사와 함께 베트남, 중국, 대만, 히로시마의 비극적 역사를 평화와 인권의 눈으로 보듬고 껴안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회 개막식은 26일 오후 5시 초대작가와 4·3희생자 유족 및 4·3관련 단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제주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현충 기자  lh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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