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어느 덧 추위가 지나가고 3월도 막바지에 이르러 개나리 등 봄꽃들이 얼굴을 내밀며 봄이 왔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이러한 시점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행사 아닌 행사가 있다.

바로 고사리 채취이다. 4월에서 5월 사이 채취하는 제주 고사리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상품이여서 타지에서도 고사리를 채취하러 많은 사람들이 제주를 찾는다.

이런 시기에 맞춰서 불청객인 ‘길 잃음’ 사고도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서는 매년 이맘때쯤 고사리 채취나 오름, 올레길을 걷다가 길을 잃는 사고가 많이 발생함에 따라 ‘길잃음 사고 주의보’를 발령한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312명이 길을 잃어 119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중 절반 이상인 189명(61%)이 4월과 5월에 길 잃음 사고를 겪었다. 원인 역시 절반 이상인 173명(54%)이 고사리를 채취하다 길을 잃었다고 했다.

고사리를 꺾기 위해 허리를 숙인채 땅만 바라보며 집중하며 채취하다 보면 상당거리를 이동해 본인이 출발했던 시작위치를 알수 없어 길을 잃어 버리는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예방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고사리 채취 시 항상 일행과 동행하며 비상식량을 챙기고, 휴대폰, 호각 등 비상시 연락을 할 수 있는 장비를 휴대해야 한다.

둘째, 채취 중간마다 일행 및 가족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주위를 살펴 너무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않도록한다.

셋째, 일행과 떨어져 길을 잃었을 경우 신속히 119신고 및 호각이나 육성 등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넷째,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며 구조를 기다리고, 체온을 유지해 저체온증를 방지해야 한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도 길잃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길 잃음 사고 주의보 발령’과 함께 의용소방대 대원 등을 안전길라잡이로 지정해 운영하고, 사고 발생 우려지역에는 위치안내 표지판과 입구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고사리철에는 관계당국과 고사리 채취객 모두가 길잃음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따뜻하고 행복한 고사리 채취 나들이가 됐으면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