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들의 낮은 안전의식
저비용 항공사들의 낮은 안전의식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1.3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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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제주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제주공항이 연 사흘째 폐쇄되는 바람에 9만여 승객들의 발이 묶여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대 혼란이 제주공항에서 발생했던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적절한 매뉴얼 없이 당시 승객들의 불만을 크게 키웠던 저비용항공사들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안전운항에 대한 저비용항공사들의 불감증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근래 발생한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비정상운항을 조사한 결과, 조종사의 비행절차와 정비규정의 미준수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드러나 저비용항공사들의 안전의식 수준을 의심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포에서 제주로 오던 제주항공의 경우 이륙한지 6분만에 객실기압이 낮아져 경고움이 울리자 조종사가 급히 고도를 올리고 내리는 과정에서 승객들이 심한 고통을 당했다. 그때 조종사는 기내의 압력을 조절해주는 여압장치의 스위치를 켜지도 않은 상태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또 진에어는 출입문의 센서에 결함이 있는데도 출입문의 담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1월28일에는 부산에서 괌으로 가던 에어부산 여객기가 엔진고장으로 운항이 중단돼 승객들의 가슴을 더욱 놀라게 했다.

국토부는 안전운항의 장애를 일으킨 해당 조종사와 정비사에 대해 자격정지 30일과 소속 항공사에 대해서는 연대책임을 물어 운항정지 7일과 과장금 6억원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처럼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간 숱한 여객기 사고들의 대부분도 그같은 안전운항 소홀로 이어졌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는 국내 항공운송시장의 틈새를 노려 탄생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저렴한 항공요금에 따른 불필요한 서비스를 없애고, 인건비와 운영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경영아래 대형항공사와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안전운항에 대한 낮은 인식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결국 항공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무리 운임이 저렴하다고 해도 안전에 빨간불을 켜고 하늘을 난다면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게 된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치열한 항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인력과 대체기의 충분한 확보, 항공기 고장을 대비한 예비엔진과 부품 확보, 자체 안전시스템에 대한 강화 등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정부가 연이은 저비용항공사들의 안전사고와 관련, 대책마련에 나섰다고 하는 만큼 저비용항공사들의 안전투자와 안전의식도를 높여 소비자들이 마음놓고 여객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 해주기를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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