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70주년, 같은 아픔을 공유하다
4·3 70주년, 같은 아픔을 공유하다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8.03.22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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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를 다룬 책

[제주일보=고선호 기자] 혼란스러운 시대상황 속에서 국가 권력에 의해 행해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인권유린, 혹은 제노사이드로 규명되는 ‘제주4·3’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70주년을 맞아 제주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4·3의 의미를 기억하고 평화·인권의 가치를 알리는 각종 활동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도민 사회를 넘어 연예계, 정계, 그리고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까지 크게 확산되고 있다.

대만의 2·28 사태, 일본의 오키나와 전투, 월남전, 독일 나치정권에 의해 행해진 홀로코스트 사례까지 다양한 제노사이드 유형을 담아낸 책들을 통해 4·3이 갖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보자.

 

▲우리가 알아야 할 기본 상식 ‘제노사이드, 집단 학살은 왜 반복될까?’(마크 프리드먼·내인생의책)

이책은 제노사이드가 무엇이며 어떤 특징을 갖고 있고 왜 그런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는지에 대해 실제 일어난 제노사이드의 사례를 바탕으로 자세하고 정확하게 설명해 준다.

더불어 엄청난 사회 변화와 함께 과학 문명의 발전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제노사이드라는 범죄 행위를 근절시키지 못하고 있는 이유와 어떻게 하면 인간성의 파멸을 가져오는 제노사이드 범죄가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아픔의 공유 ‘대만 어디에 있는가’(허영섭·채륜)

이 책은 대만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과정과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중국과의 긴장 관계를 비롯해 그간의 역사를 다루는 한편, 양안 사이 경제협력 관계가 대만의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대만 내에서도 갈등이 치열한 독립과 통일 논쟁을 통해 현재 대만이 처한 상황과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상해임시정부 시절부터 서로 우호 입장을 유지했던 우리나라와의 역사적 관계도 살펴보았다.

특히 본성인과 외성인 사이의 갈등 양상 속에서 벌어진 홀로코스트 사건인 2·28사태로 인한 역사적·사회적 후유증을 살펴보며 제주의 4·3과 맥락을 같이하는 평화·인권회복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모든 것이 사라진 전후 제로년 ‘오키나와의 눈물’(메도루마 슌·논형)

일본의 오키나와는 제주처럼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뼈아픈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

저자는 오키나와 전쟁을 제대로 기억해야 오키나와의 현실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오키나와 주민들의 마음을 읽는다. 그리고 거대 권력에 짓눌린 현실을 슬퍼한다.

메도루마 슌은 ‘화산도’로 잘 알려진 재일제주인 김석범 선생과 함께 각 지역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을 주제로 한 문학으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전쟁터가 된 오키나와 한복판에서 벌어진 민간인에 대한 잔혹한 학살은 우리의 4·3과 많이 닮아있다.

 

▲4·3뿐만 아닌 대한민국의 잔혹한 역사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실태보고서’(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한울아카데미’

1945년부터 1953년까지 남한 전역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에 관한 미완의 종합보고서다. 총 3장과 부록으로 구성돼 있으며 제1장은 민간인학살 사건목록과 지역별 사건보고를 담고 있고 제2장은 대구 10.1사건, 여순사건, 국민방위군 사건, 국민보도연맹 사건 등 각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발생한 특수사건들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제3장은 해방기에 발생한 좌우익 테러사건 목록과 주요사건의 개요를 수록하고 있다.

4·3과 같이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국내 민간인 학살 사례들을 일목요연하게 서술했다.

 

▲아프리카의 슬픈 역사 르완다 대학살 ‘내일 우리 가족이 죽게 될 거라는 걸 제발 전해주세요’(필립 고레비치·갈라파고스)

영화 ‘호텔 르완다’의 원작이 된 이 책은 르완다 대학살이라는 비극적인 참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그리고 서구 제국이 망가뜨린 오늘날 아프리카의 비극적 현실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다년간의 현재 취재를 바탕으로, 100일 만에 80만~100만 명이 희생된 이 참혹한 사건의 현장을 취재하고, 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일어난 제노사이드를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또 사건이 일어난 과정과 전후의 상황 등을 르완다 지도층, 투치족 생존자 등 현장에 있었던 다양한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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