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마저 더불어 찬성한 ‘꼼수개발’
민주당 의원들마저 더불어 찬성한 ‘꼼수개발’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3.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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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골프장 옆에 대규모 숙박휴양시설을 조성하는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사업이 제주도의회 관문을 넘었다. 이 사업은 시작단계에서부터 편법과 꼼수 개발이라는 딱지가 따르면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때문에 그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제주도의회는 그제(20일) 본회의를 열어 제주가 제출한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안’을 찬성 16명, 반대 8명, 기권 7명으로 가결 처리했다.

1명차로 과반이 됐다. 더불어 민주당 의원도 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 의원 중 김용범 박원철 안창남 이상봉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현재 제주도의회 민주당 의원은 모두 16명으로, 그동안 김태석 의원은 이 사업의 문제를 시종일관 지적해 왔다. 지난 15일 이 동의안이 상임위에서 다뤄지는 마지막 순간엔 민주당 김경학 의원이 나서 편법개발 문제를 따졌다.

민주당이 중산간 난개발과 카지노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이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나아가 올 지방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제주지사 예비후도 4명 가운데 2명 또한 이 사업에 반대 입장이다. 도의회 의장을 역임한 박희수 예비후보는 “상식이 통하고 정도에 맞는 의결을 기대한다. 어떤 명분도 법질서를 흔들 수 없다”며 동의안 부결을 촉구했다. 그는 또 이 사업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사법당국의 수사를 정식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4명의 민주당 의원이 찬성 표결했다.

당장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긴급 성명을 내고 “저물어 가는 듯했던 제주도 중산간 난개발의 어두운 역사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고 규탄했다. 본지는 그동안 이 사업의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이 사업은 블랙스톤 골프장 인근에 대규모 호텔, 콘도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누가 보더라도 ‘골프장 숙박시설’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제주도는 골프장 인접(골프장 용지 포함)한 곳에 대규모 숙박시설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사의 ‘방침’으로 공개 표명, 정책의 기조로 이어왔다. 그런 입장을 사실상 뒤집었다. 해당 골프장도 지분을 가지고 사업에 참여했는데도 주사업자가 다르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사업이 나쁜 선례가 될 것은 두말 할 나위없다. 도내 30개 골프장이 이 사업을 모방해 관광숙박시설 개발 사업에 나설 경우 막을 길이 없다. 중산간 난개발과 숙박시설 과잉공급은 불 보듯 뻔하다. 부당성은 차고 넘친다. 그런데 집권여당으로 나아가 개발에 앞서 보전이라는 가치를 중시해 온 민주당 의원들까지 찬성표를 던진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소신이라고 주장하면 어쩔 수 없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도민은 별로 없어 보인다. 보편적 가치로 정의로움을 쫓는 선량한 도민들의 기대에 대한 배신이다. 물론 현 제주도정 또한 그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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