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지나 태풍이 온다
폭설이 지나 태풍이 온다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8.03.2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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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권봉 기자]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이어진 폭설로 서귀포시 지역 철제 파이프 골격의 감귤하우스 87농가 18㏊가 폭삭 무너졌다.

서귀포시는 제주도에 긴급 복구 지원을 위한 예비비 지원 요청을 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철거 작업은 시설하우스 비닐 해체, 운반, 피해 감귤목 파쇄 등 3단계로 나눠 진행됐고 전문기술인력 1642명, 해병대 9여단 등 군‧경 장병 3194명, 자원봉사 145명 등 모두 4981명이 투입됐다.

철거 작업은 사건사고 없이 지난 12일 마무리했고 철거 마무리 예상시기를 20일 이상 앞당겼다.

서귀포시와 감귤시설 전문가, 군경 장병,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한 긴밀한 재난 복구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철거는 마무리했지만 농가의 시름은 덜어지지 않고 있다.

폭설 피해 농가 87곳 중 고작 19곳 21.8%만 재해보험에 가입했기 때문.

농작물 재해보험은 피해정도와 시설 연도, 규모 등에 따라 보통 시설비의 약 80%를 지원받는다.

3700㎡ 규모의 레드향 농가는 하우스 재 시설비로 약 1억5000만원과 감귤 나무 묘목 및 보식 비용 등을 합치면 수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 늘어나는 빚의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3300㎡(1000평) 기준 1년(1년 단위 재계약)에 237만6000원으로 이중 국비 50%, 지방비 35% 등 모두 85%가 지원되고 나머지 15%인 35만6440원만 농가가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당장 한 푼이 아까운 농민들은 가입을 외면하고 있다. 더구나 시설비 보상을 받는 세부 조건마저 까다로운 것도 한몫을 한다.

이상순 서귀포시장은 이를 통감하고 농작물 재해보험제도의 개선책 마련을 주문했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농업인에게 예상치 못한 최대한의 피해 보상을 하는 최적의 예방책이다. 부디 농가에 실질적 도움이 되고 비교적 쉽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길.

폭설은 지났지만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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