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간(新舊間)
올해도 어김없이 신구간(新舊間)은 시작됐다. 이사행렬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시내 곳곳서 어렵지 않게 이사행렬을 만난다.
신구간은 ‘신구세관교승기간(新舊歲官交承期間)’의 줄임말이다. 인간세상의 만사를 관장하는 관(官)인 1만8000여 신(神)들이 임무교대를 위해 하늘로 올라가는 기간이라는 뜻이다. 신들이 자리를 비워서 인간들이 이사를 해도 신들의 노여움을 사지 않기 때문에 ‘동티’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내 집으로 옮기는 이들이게 신구간은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포근한 시기이다. 짐을 싸는 수고쯤은 얼마든지 즐겁게 감당한다. 내 집이 아닌 집으로 다시 옮기는 이들에게 신구간은 또 다른 기다림의 시작이다.
사진=고기철·박재혁 기자 haru@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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