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반영 못 하는 통계
현실을 반영 못 하는 통계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8.03.19 1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부남철기자] “통계를 감추는 나라는 쇠하고, 통계가 없는 나라는 망한다”라는 말이 있다. 통계의 중요성을 한 문장으로 보여주는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5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규모는 18조6000억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7만1000원이다. 1년만에 모두 역대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제주지역의 경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 규모의 경우 22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통계 수치를 접한 학부모들은 머리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한 학부모는 중학생 자녀의 수학학원 한 달 수강료로 30만원을 지불하고 있는데 도내 월평균 사교육비 통계가 맞느냐고 문의해 오기도 했다.

이와 같이 사교육비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하면서 이에 대한 신뢰도는 매년 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통계와 현실이 괴리를 보이는 것은 사교육비 통계를 ‘보수적’으로 집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교육을 받는 학생 외에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해 사교육비 평균을 내는 것이 현실과 동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이다. 이와 함께 전체 사교육비 규모에 영유아 사교육비, EBS교재구입비, 방과후학교 수강비용, 어학연수비용 등을 포함하지 않아 통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정부가 초ㆍ중ㆍ고 예체능 사교육 참여율과 시ㆍ도별 교습비 변화 추이 등을 파악해 통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예체능 사교육비 폭증, 특히 고교생 예체능 사교육비가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이 100%가 되지 않았을 때 정부는 어떻게 하든 주택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1인 가구는 통계에서 제외했다가 2008년도부터 이전의 통계 방식으로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게 되자 1인가구도 통계에 반영해 주택보급률을 떨어뜨리면서 주택보급을 위한 정부의 공공사업이 필요하다는 근거로 사용했다.

통계는 중요하지만 통계에 조사 주체의 어떠한 의도가 반영된다면 그 통계는 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