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조건-(6)성(性)
장수의 조건-(6)성(性)
  • 제주일보
  • 승인 2018.03.1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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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논설위원

[제주일보] 평균수명이 점점 증가하는 시대에 나이가 들어도 어떻게 하면 활기있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까? ‘남성의학’전공자들은 고령자에 있어 ‘남성홀몬’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100세의 도래를 내다보고 있어서 그런지 요즘 80세 정도의 사람은 노인같지 않게 자동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모습도 많이 눈에 띈다. 현재 80대의 사람을 기준으로 하여 생각해 보면 생식 연령기는 20세부터 50세까지 약 30년이다. 이 시기 이후에 다시 30년을 살고 있는 셈인데, 이 기간중에 큰 병에 걸리지 않고 살고 있다고 해도, 그저 삶을 계속하는 것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오늘의 ‘삶의 질(QOL=quality of life)’을 높힐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비록 생식기능은 소멸되었지만, 삶에 있어 인간의 본능인 ‘성(性)’이 남녀 모두에게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고 생각한다. 이 성이야 말로 건강장수의 비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인간의 성이란 자손을 낳는 커다란 역할은 하지만, 또한 생활에 활성을 불어 넣고, 정서를 안정시키며, 정신적인 힐링의 역할도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손을 낳는 수 있는 능력은 쇠퇴해 가지만, 일상생화에서 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지게 된다. 남녀 모두가 정서적이며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성의 역할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비록 남녀가 손을 맞잡고 스킨쉽을 즐기는 것도 성에 의한 소통(communication)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우리 사회에 나이가 든 이들은 연애와 성을 얘기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뿌리깊게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가 하루 이틀 사이에 없어지지 않겠지만, 1999년 ‘비아그라’가 발기부전(ED=erectile dysfunction )치료제로써 발매되기 시작했고, 21세기에 들어서 ‘항노화(anti-aging)’나 ‘웰에이징(well-aging, ※필자번역, 선순환 노화)’이 주목을 받게되면서, 연애나 일상의 성이 심신의 치유나 생활 활성력과 관계가 있다고 인식되기 시작했다.

현재 중고년(中高年) 가운데 “ED를 개선하여 일상생활에서 활기를 되찾고 싶다”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같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이 ‘남성호르몬’과 ‘아침발기’의 관계이다.

남성의 건강장수를 생각할 때 중요한 바로미터(지표)가 되는 것이 남성호르몬이다. 남성홀몬이 저하하면 남성기본생리인 발기기능에 영향을 줄뿐아니라 심신의 건강을 크게 해쳐서 QOL이 떨어진다. 아침발기는 우리들의 수면과 관계가 있다. 우리들이 수면을 취하는 동안에는 깊은 잠(non-REM)과 옅은잠(REM)이 반복되는데, 깊은 잠과 옅은 잠 사이에 신체의 기초기능을 조절하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장(腸) 등을 움직이고, 음경(陰莖)도 장(腸)의 일부로써 똑같이 작용하여 야간수면시 발기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발기는 성적흥분을 했을 때 스스로 일으키는 발기와는 다른 생리작용으로 일어나는 것으로써 여성의 생리에 견줄 수 있는 남성의 중요한 생리현상이다.

아침에 발기가 하지 않는다든지 횟수가 줄어든 남성은 늙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어, ‘남자’라는 생물로써의 자신감을 상실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점점 적극적이지 못해 결국 기력을 잃고 만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아침발기는 혈관의 건강상태를 나타낸다. 신체 중에 가장 가는 동맥은 음경속에 있는 것으로 직경 약 1~2㎜ 이다. 동맥경화는 이 음경혈관에서 시작되어, 혈관이 굵은 심장이나 뇌쪽으로 진행한다. 말하자면 음경이 최초로 동맥경화의 징후를 나타내는 장소인 것이다. 50대, 60대가 되어 아침발기가 거의 일어나지 않으면 동맥경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징후이다. 이렇게 되면 남성호르몬이 저하했다고 생각해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아침에 발기하지 않는 것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 뇌출혈이나 심근경색으로 쓸어졌다는 얘기가 종종 들린다. <계속>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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