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산장 환경심사, 가결위한 ‘쇼’였나
금수산장 환경심사, 가결위한 ‘쇼’였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3.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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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결국 제주도의회 소관 상임위가 신화련 금수산장 환경영향평가를 가결했다. 지난 1년 제주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개발사업이 사실상 ‘마지막 문턱’을 넘은 샘이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 15일 제주도가 제출한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내용 동의안’을 부대의견을 달아 원안 가결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의회는 내일(20일) 본회의 동의절차를 진행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결될 전망이다.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사업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100만㎡에 육박하는 부지에 중국계 자본 7000여억원을 들여 숙박시설과 골프 코스, 휴양문화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본지는 그동안 이 사업의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제주도의 ‘개발원칙’이 사실상 무너진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를 견제해야 할 제주도의회 또한 그동안 사업의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실제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1개월 전인 지난달 초에만 하더라도 동의안 심사를 보류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15일에도 계속되는 듯했다. 이날 심의에서 김경학 의원은 “해당 부지 인근에 블랙스톤 골프장이 있다. 골프장 내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는 상황에서 (인근 골프장과) 사업자가 다른 별도법인이란 점을 이용한 편법 개발행위가 아니냐”고 따졌다. 그런데도 가결했다.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사업은 블랙스톤 골프장 인근에 대규모 호텔, 콘도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누가 보더라도 ‘골프장 숙박시설’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제주도는 골프장 인접(골프장 용지 포함)한 곳에 대규모 숙박시설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사의 ‘방침’으로 공개 표명, 정책의 기조로 이어왔다. 그런 상황에서 기존 입장을 뒤집고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사업을 사실상 수용함으로써 행정행위의 신뢰문제가 제기됐다. 해당 골프장도 지분을 가지고 사업에 참여했는데도 사업자가 다르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사업이 나쁜 선례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도내 다른 골프장들도 이를 따라할 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도내 골프장은 개발 중인 곳까지 포함하면 모두 30곳이다. 이들 골프장 전체 면적은 3354만9941㎡로 도내 관광지 개발사업장 23곳의 전체 면적 2000만여 ㎡보다 1.5배 넓다. 이들 골프장이 신화련 금수산장의 개발사업을 모방해 관광숙박시설 개발 사업에 나설 경우 중산간 난개발과 숙박시설 과잉공급을 부추길 것은 시간문제다. 이는 제주도 또한 인정한다. 제주도관계자는 도의회에서 “다른 골프장 업체가 유사한 방법으로 사업허가를 요구한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사업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제주도와 도의회가 결국엔 ‘의기투합’했다. 제주에 대한 배신으로 볼 여지가 다분한 이유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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