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화 속 어벤져스를 기대하며
제주 신화 속 어벤져스를 기대하며
  • 김경호 기자
  • 승인 2018.03.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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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톡]'블랙 팬서(Black Panther)' 마블 코믹스의 흑인 최초 슈퍼히어로흥행 돌풍 힘입어 속편 제작 '확정'

영화 속 부산 배경 장면 ...광안대교 추격신

아는 배우도 없고 그냥 넘어가려고 하다가, 그래도 마블 영화 시리즈니까 다음 시리즈 영화를 위한 연속성 차원에서 별다른 기대없이 딸과 극장을 찾았다.

‘블랙팬서’는 마블 캐릭터에서 국왕과 영웅의 두 얼굴을 가진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최초의 흑인 히어로 영화다. 문명국 와칸다의 국왕이었던 아버지를 잃은 블랙팬서가 국가의 존립을 지키기 위해 세계적인 적과 싸운다는 줄거리이다.

영화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흑인판 아이언맨’ 이다.

그러나 아이언맨에서 볼 수 없는 주제, 즉 인종차별과 국가 이기주의 등을 비판적으로 담아냈고, 그 속에 담긴 흑인들만의 소울과 문화라는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

특히 마블이 한국 관객들을 배려한 부산 촬영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광안대교 자동차 추격신과 광안리, 자갈치 시장 등의 주요 랜드마크가 등장했기 때문. 역시 ‘마블 이구나' 감탄을 자아냈다.

전 세계 흥행수익 1조원을 넘어서고 거침없는 흥행질주를 하고 있다. 흑인 문화를 다룬 영화는 대중적으로 성공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상업적 성공을 잇는 것이라 의미가 더 남다르다. 보수적인 할리우드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나 할까

“더 많은 ‘블랙팬서’을 만들어달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아시아 혹은 라틴 영웅의 등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만화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DC’ 와 ‘마블’ 이라는 코믹스가 있다. 먼저 DC코믹사의 슈퍼 히어로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이 있고, 마블코믹사 슈퍼 히어로는 헐크, 아이언맨, 토르, 스파이더맨 등 흔히 말해 잘 나가는 어벤져스 멤버들이 있다.

미디어 아트의 거장 백남준은 “달은 가장 오래된 TV” 라고 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달 모양을 보고 옥토끼가 달 속에서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방아를 찧고, 인간이 손댈 수 없는 영역인 달에서 무병장수를 돕는 약을 만든다고 했다. 그가 우리에게 보여준 예지력·영감·상상력은 당시에는 센세이션한 일이었고 과학적 성과가 예술로 승화하는 순간이다.

그 바통을 이어받아 이제는 만화속 상상력과 영상이 결합해 1년 국가예산을 벌어들이는 시대가 왔다.

지금도 어디선가 작업실에 앉아 제주 신화 속 오백장군이 슈트복을 입고 종횡무진 하늘을 날고, 우주선을 타고 머나먼 행성들을 찾아 외계인들과 전쟁을 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등의 다소 황당하지만 주체할 수 없는 상상력은 과연 꿈일까.

제주 신화를 갖고 창작에 열중 하는 만화가들이 많아져 출판으로 이어지고, 영화로 각색되어 전 세계인들에 사랑받는 캐릭터가 나오는 날은 언제쯤일까

김경호 기자  soulful@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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