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생존희생자 70% 만성 통증 호소
제주 4·3 생존희생자 70% 만성 통증 호소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8.03.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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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이상 우울감 느껴…지원 체계 구축 '시급'
제주일보 자료사진

[제주일보=현대성 기자] 제주 4·3 때 피해를 본 생존자 대부분 건강상태가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4·3 생존희생자 후유장애인협회(회장 고태명)가 14일 밝힌 ‘제주 4·3 생존희생자 삶의 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에 거주하는 조사 대상 4·3 생존희생자 73명 중 53명(72.6%)이 만성 통증을 호소했다.

일상생활에서 신체 기능 장애를 느끼는 희생자는 19명(26%)이었고, 집안일·금전관리·식사 준비 등 도구적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도 34명(46.6%)에 달했다.

또 생존희생자 67명(91.8%)이 낙상 위험군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고, 35명(48%)의 희생자가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 중 46명(63%)은 제주 4·3 생존희생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바라는 지원 형태는 지원금(28명, 58%), 가사지원(12명, 25%) 등의 순이었다.

4·3 생존희생자에 대한 요양 지원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63명(89%)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 4·3 생존희생자의 평균 연령은 85.8세였다.

이번 조사는 제주 4·3 생존희생자의 생계 지원, 노인 요양 지원, 병간호 지원 등 통합 지원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진행됐다. 

부윤정 제주한라대학교 간호학과 교수가 조사를 맡았고, 조사는 도내 제주 4·3 생존희생자 105명 중 조사에 응한 73명(후유장애생존자 56명, 수형생존자 17명)을 개별 면담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부윤정 교수는 “제주 4·3 생존희생자 대부분 건강상태가 악화하고 있다”라며 “시설 요양이 긴급하게 필요한 고위험군 희생자를 위한 지원 체계가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오늘 18일 제주 4·3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제주4‧3 생존희생자 삶의 질 실태와 개선 과제’ 학술포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와 제주 4·3생존희생자 후유장애인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 날 포럼은 실태조사 결과 발표, 생존희생자 삶의 질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대통령 건의문 발표 등의 순서로 진행될 계획이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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