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정 옥돔·하귤향 '일품'
머물고 싶은 '크게 흥하는' 마을
제주 청정 옥돔·하귤향 '일품'
머물고 싶은 '크게 흥하는' 마을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8.03.13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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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는 1900년대 소금밭펄이 있는 포구 주변에 모여 산다고 데서 유래돼 ‘벌포’라 표기됐다. 태흥2리는 특산품인 옥돔과 하귤을 이용해 마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왼쪽 윗줄부터 태흥2리 표지석, 간이옥돔역 전경, 옥돔마을 간판, 하귤 공원 조성을 추진하는 새마을어린이공원.

[제주일보=고권봉 기자] 제주도 특산품인 ‘옥돔’과 여름에 수확하는 ‘하귤’의 상징 마을로 거듭나려는 마을이 있다. 그 주인공은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이장 정용복).

태흥2리는 제주도 내에서 유일하게 마을 단위 옥돔 어판장이 있을 정도로 연간 5만㎏의 고품질 옥돔 생산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다. 또 노지감귤과 시설감귤의 품질이 우수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특히 태흥2리 포구를 중심으로 조성된 마을 카페와 물놀이장은 시설 편리성은 물론 산과 바다르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이 경관까지 갖춰 방문객이 매년 늘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동부광역하수종말처리장 건립을 둘러싸고 주민간 불화와 갈등, 행정기관에 대한 불신 등 심각한 후유증이 남았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반목의 역사를 뒤로하고 마을 활력을 되찾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좋은 사람 만나는 옥돔역이 있는 마을 만들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해안지대 낀 ‘폴개’ 설촌 역사

태흥2리의 설촌과 관련해서는 850여 년 전부터 소서물 부근 ‘묵은가름’ 일대에 현씨와 오씨가 들어와 살고 그 후 송씨, 김씨, 한씨, 강씨 등이 들어오면서 마을이 커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들 중 일부가 1900년대에 해안가의 ‘폴개’와 ‘봉안잇개’ 일대에 옮겨와 살면서 지금과 같은 마을이 형성했다고 이야기되고 있다.

옛 이름은 ‘폴개’ 또는 ‘펄개’로 불렸고 소금밭 펄 있는 포구 주변에 모여 산다는 데서 유래돼 ‘벌포’라 표기됐다.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태흥리라 했고, 이후 분리와 통합을 여러 번 거듭해 지금에 이르렀다.

▲주민,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똘똘’

태흥2리는 태흥(泰興)이라는 한자 뜻 그대로 크게 흥하는 마을을 의미한다.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곳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동부광역하수종말처리장 시설이 들어서는 문제로 인한 생체기는 여전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회 차원에서 마을활성화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수년간 진행한 마을만들기 사업은 주민 아픔 치유와 마을의 활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추진돼 왔다.

마을만들기 동기부여가 된 2013년 제주형커뮤니티비즈니스예비마을‘ 사업을 시작으로 2014년 ’제주형커뮤니티비즈니스추진마을‘ 사업으로 마을사업기반이 조성됐다.

마을사업추진위원회는 4개 분과 맛사업연구소, e옥돔역, 문화사업소, 하귤마을추진팀으로 구성해 마을 발전 및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단계적 사업을 실천했다.

2015년 맛사업연구소와 연계한 ‘간이옥돔역’ 마을카페가 설립되면서 제주올레와 연계한 지역 소득 창출 사업이 빛을 발했다.

2016년 ‘서귀포시 자립마을사업’으로 이동식 공연시스템을 구축, 간이옥돔역 옆 공터 해안에서 영화 등을 상영하는 등 문화여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마을만들기사업에 대한 포상금으로 마을카페 포토존 조성과 맛사업연구소 냉동고 구매 등으로 마을카페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서귀포시 참살기좋은 마을 사업에 선정돼 하귤을 이용한 경관조성 및 공동체 소득기반 조성으로 또 다른 소득 기반 창출에 애쓰고 있다.

하수종말처리장 등으로 발생했던 갈등도 상당부분 치유되기 시작했다.

▲‘옥돔-하귤’ 마을 상징으로 도약

제주 특산품하면 옥돔과 갈치, 감귤을 손꼽는다.

갈치는 성산포, 감귤은 효돈, 위미, 대포 등 여러 마을이 떠오르지만 옥돔은 딱히 떠오르는 마을이 없다.

이에 제주 유일의 옥돔 공판장을 가진 태흥2리가 ‘옥돔마을’로 선점하기 위해 ‘머물고 싶은 마을, 옥돔역 태흥2리’를 테마로 마을사업을 진행해 담수풀장 옆에 있는 어촌계 소유의 작은 건물을 ‘간이옥돔역’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옥돔역에서 음료로 판매한 하귤 생과일 주스의 입소문은 전국으로 퍼져갔고 급기야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하귤 생과일 주스(청) 출시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자는 오퍼가 오가기도 했다.

대기업의 사정 등에 의해 협약 체결을 미뤄야했지만 오히려 기회가 됐다.

하귤 생과일 주스의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하귤 원액 확보로 눈길을 돌려 마을 상징인 옥돔에 하귤을 더하기 시작했다.

남태해안로 484번지 옥돔역 일대 해안도로에 하귤 130본을 가로수로 심었다.

태흥2리는 올해 옥돔역에 문화와 교육, 복지의 색까지 입히는 ‘옥돔역 사랑방’ 구성과 제주옥돔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목하는 복합 프로그램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정용복 이장(57)은 “태흥2리 포구는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준설도 제대로 안 돼 어선 입‧출항이 안전하지 못해 옥돔 경매에 많은 어업인이 참여하지 못했다”라며 “올해 준설 작업이 추진되는 만큼 시설 개선 등도 병행해 옥돔 마을의 위상을 한층 강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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