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평양방문설 비박·야당 ‘경계’
반기문 평양방문설 비박·야당 ‘경계’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5.11.17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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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정치권, 공식 논평 없고…파리테러 정국속 방북 취소 가능성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주내에 북한 평양을 전격적으로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의 고위 소식통은 15일(현지시간) 반 총장이 북한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한 반 사무총장.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평양방문에 대해 정치권에서 미묘한 입장차들을 보이고 있다. 여당내부에서는 비박계와 함께 야당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반 총장의 방북뉴스가 나온 지 하루가 지나도록 청와대는 물론 여야의 공식입장이 발표되지 않고 있으며 새누리당 일부 의원은 방북을 하더라도 별다른 성과는커녕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며 김을 빼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연합뉴스>는 유엔의 고위 소식통의 말을 전하며 반 총장이 이번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만날 것이라고 단독보도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고 유엔 역시 “논평할 것이 없다”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등도 공식논평을 내놓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G20정상회의서 박근혜 대통령과 반 총장이 나란히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반기문 총장의 방북 계획을 사전에 알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처음 듣는 얘기다, 전혀 몰랐다”고 답변하는 한편 논평요청에는 “(방북 소식) 그게 사실이라면 유엔 측에다 요청해 달라”고 답변하는 등 확실한 거리두기에 나섰다.

유엔수장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자체로 전세계의 뜨거운 관심거리다.

그러나 국내 정치권에선 곱게만 지켜볼 사안은 아니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 중진인 홍문종 의원이 개헌론과 함께 ‘충청권 총리카드’ 발언 여파가 사그라들기도 전에 나온 깜짝 뉴스인데다, 반 총장의 방북이 유엔 사무총장 자격보다는 ‘외교와 통일’분야를 선점하는 유력 대권주자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권내부에서도 친박계는 반기는 반면 비박계에서는 내심 불편한 기색이다. 반 총장이 거론되면 될수록 비박계에 대한 견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장우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반 총장의 북한 방문은 한반도 비핵화나 남북회담, 미사일 문제 등에 대한 의견교환 차원일 것”이라며 “북한을 대외에 개방시키는 과정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한반도 평화와 안보가 중요하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그런 차원의 대화일 것”이라고 의미를 두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제 지역구가 충청도인데 아직 반기문 대통령 대망론 이런 이야기에 별 관심이 없다"고도 말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홍철호 의원도 라디오방송에서 “남북관계는 복잡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누군가가 중재자 역할을 해 주길 계속 기대한다"며 "다행인 것은 유엔 총장이 우리 대한민국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며 유엔사무총장의 자격으로 방북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야당 또한 예의주시하기는 마찬가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반 총장의 방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환영한다”면서도 “여기에 국내정치 문제를 개입한다고 하면 문제가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유엔 최고관리자 조정 이사회 보고를 포함해 이번 주 일정이 꽉 차 있다”며 이번주 방북설을 부인하면서도 “반기문 총장은 항상 한반도에서 대화와 평화를 증진하는 데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왔다”고 방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최근 파리테러 정국에서 반 총장의 방북설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비판적 시각이 지배적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변경혜 기자>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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