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의 형태는 무엇인가?
진정한 사랑의 형태는 무엇인가?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8.03.09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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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톡] 셰이프 오브 워터
아카데미 4관왕 기록…전 세계가 주목한 러브 스토리
영화 스틸컷

[제주일보=이승현 기자] "아무것도 안 하면 우리도 인간이 아니에요."

사랑에는 과연 정해진 형태가 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은 어떤 모습이란 말인가?

올해 개봉한 '셰이프 오브 워터'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만든 아름다운 판타지 로맨스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일찌감치 개봉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최근 개최된 제90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무려 13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됐다. 시상식 결과 작품상과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렇게 전 세계가 빠져들었던 러브 스토리를 우리나라에선 이제야 만나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상영관이 1개에 그쳐 안타깝기만 하다.

소련과의 냉전 속에서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 미 항공우주 연구센터에서 일하는 청소부 엘라이자(샐리 호킨스)는 어느날 실험실로 끌려온 괴생명체(더그 존스)를 만나게된다. 고아 출신에 말을 하지 못하는 농아인 엘라이자는 신비로운 생명체에 이끌리고 수화와 음악을 통해 연구소 사람들 몰래 '그'와 교감하며 마음을 나눈다.

한편 연구소의 보안 책임자인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년)는 괴생명체를 해부하려 하고 엘라이자는 호프스테틀러 박사(마이클 스털버그)와 그녀의 친구인 자일스(리차드 젠킨스), 젤다(옥타비아 스펜서)의 도움을 받아 그를 탈출시킨다.

영화 '판의 미로'와 '헬보이', '퍼시픽 림' 등으로 잘 알려진 기예르모 델 토로는 특유의 호러, 판타지, 동화적인 색깔을 가지고 기괴하고 아름다운 연출로 작품을 그려내기로 유명하다.

그의 특색있고 개성적인 작품 성향은 폭 넓은 대중성을 얻기 힘들었지만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는 인간과 해양생물의 사랑 속에서 소수자와 약자에 향한 메시지를 전하며 한층 대중적이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영화속 배경인 1960년대 미국은 차별과 편견이 만연한 세상이다. 흑인 인종차별은 물론 낮은 대우를 받는 여성들, 성적 취향이 다르다며 고통받고 외면당하는 이들의 갈등과 분열이 깊어지고 있었던 때다.

"내가 불편하다는 것을 모르는 눈빛이에요, 그는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줘요."

불편한 것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순수한 사랑.

바람에 자유롭게 흩날리고 담는 용기에 따라 형태가 바뀌는 물처럼 사랑은 온전히 상대방에게 그대로 담길 때 비로소 진정한 모습을 이룬다.

"그녀에 대해 무엇을 얘기해야 할까, 그래서 그들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고?…난 그랬으리라 믿어."

자일스의 마지막 내레이션처럼 나 또한 그녀와 그가 행복했으리라 믿는다.

이승현 기자  isun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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