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모든 피해자들의 손을 이끌어야 한다
‘미투(Me too)’, 모든 피해자들의 손을 이끌어야 한다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8.03.08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고선호 기자]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 ‘미투(Me too)’ 운동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문화계 거장들의 부끄러운 민낯부터 ‘믿고 보는’ 국민 배우들의 끊이지 않는 성추행 의혹, 차기 대권주자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던 정치인의 성폭행 사건까지 바람 잘날 없는 하루의 연속이다.

‘미투’는 어느새 문화계를 넘어 정치권, 학교 안 울타리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제주대학교에서는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도민들은 ‘아연실색’했다.

지식의 상아탑, 지성의 보고인 대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극도로 추악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교수와 제자라는 관계 속에서 자신의 아픔을 혼자서 삼켜왔을 피해자들의 가슴은 이미 피멍으로 가득할 터다.

현재 해당 교수들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대는 지난 6일 조사 결과에 따른 합당한 처분과 함께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공식 사과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나 싶다.

미투는 지금까지 수면 밑에 감쳐져 왔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끌어올린 것이다.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을 다시 조명하는 사안이 아니다. 아직도 이면에 숨어있을 추악한 행태들을 끄집어 낼 때다. 일반적인 재발 방지 대책은 문제의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여전히 용기를 내지 못하고 혼자서 아픔을 삼키는 피해자들이 곳곳에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들의 손을 이끌어줄 방법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와 실태조사는 검토할 사안이 아닌 필수불가결한 조치다.

지금까지 썩을 대로 썩어버린 더러운 부분은 도려내고 새살이 돋아날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제주대가 제주를 대표하는 국립대로서 좀 더 책임 있는 해답을 들고 나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