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追跡(추적) 연구 필요하다
'학교 밖 청소년' 追跡(추적) 연구 필요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3.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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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일보 ‘리포트제주’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학교 밖 청소년’이 몇 명인지 이 간단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2015년 5월 29일에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지만 도내 학교 밖 청소년 관련 연구도 전무한 상태라고한다.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학업중단율(2018년)은 초·중·고 전체 0.8%다. 초등학교가 0.6%, 중학교가 0.6%, 고등학교가 1.4%에 이른다. 제주지역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학업중단 학생은 전체 335명이다. 학업중단 학생 수가 바로 학교 밖 청소년 수를 말하지는 않지만 그 규모를 짐작하는 지수가 된다.

이들이 여러 해 쌓이다 보니 많은 청소년들이 학교 밖에서 떠도는 셈이다.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학습 부진이나 질병 외에 교칙 부적응, 학교 폭력, 집안 경제 사정, 가정 불화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렇게 학교를 떠난 아이들이 그 후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교육청이나 제주도나 어느 곳에서도 파악하려고 하지 않는다. 음식점·주유소·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처지가 같은 또래끼리 어울려 어두운 생활을 하고 있거나 집에 틀어박혀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학업 중단 후의 실태에 대한 체계적 추적(追跡) 조사와 연구가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서울지역 한 민간 연구소가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을 조사했더니 검정고시 준비나 기술 훈련, 대안 학교 입학을 원하는 아이가 많았지만 실제 검정고시에 응시해본 아이는 30%밖에 안 됐다.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면 학교로 복귀하거나 직업·대안 학교에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심지어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다 범죄에 빠져드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리의 학업중단율은 OECD 평균 13%보다는 상당히 낮다. 하지만 그 비율이 줄어들지 않고 있고, 저소득층 가정에 많던 학업중단 학생이 점차 중상류층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들을 이대로 방치하면 장래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집단을 형성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추적 조사를 통해 학업중단 실태를 유형별로 분류한 후 각 유형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책에 앞서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학교를 포기하는 아이들에 대한 ‘공감’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아이들을 소외시키는 교육 현장에 대한 검토와 교육계 인사들의 각성도 이루어져야 한다. 또 학교 밖 아이들에게 교육이 필요한지, 치유가 필요한지 개별적인 접근을 통해 적절한 처방을 내리는 세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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