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페트로(Petro)'가 주는 시사점
베네수엘라 '페트로(Petro)'가 주는 시사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3.04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준호. 제주모터스 대표이사

[제주일보] 베네수엘라 ‘페트로’라고 하면 매우 생소한 용어이다.

아마 이를 접해본 사람도 많지 않고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페트로’가 주는 시사점은 자원이 부족한 제주에는 상당한 시사점을 던진다고 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페트로’는 한마디로 베네수엘라가 발행한 가상화폐이다.

요즘 가상화폐가 세계 경제의 관심과 이슈 대상이 되는 것은 맞지만 국가가 이를 실제로 발행하는 경우는 아직 없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가 최초로 이를 발행하였고 이어서 이란도 가상화폐를 발행하였고 러시아, 스웨덴 등 많은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석유 추정매장량이 많은 국가이다. 우리가 석유 왕국으로 잘 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654~2670억 배럴인 반면 베네수엘라는 2110억~2975억 배럴로 세계 1위(2011년 기준, OPEC)이다. 이렇듯 베네수엘라는 풍부한 석유를 자원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경제적으로는 많이 낙후되어 있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고통을 받고 있다.

과거 1950년대 1인당 GDP(국내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가 세계 4위일 정도의 베네수엘라가 지금은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할 정도로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는 국가로 전락하였다. 이렇게 전락하게 된 이유는 경제, 정치적 이유가 많이 있지만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베네수엘라의 페트로는 이런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가치로 하는 가상화폐이다. 페트로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1배럴을 기준으로 1페트로 하여 총 1억페트로를 발행하기로 하였다. 이는 베네수엘라가 가지고 있는 원유 1억 배럴을 배럴당 60달러 기준으로 1억 페트로를 발행한 것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0억달러(약 6조5000억원)로 베네수엘라는 석유를 담보로 재원을 마련하는 효과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재원을 마련한 효과뿐 아니라 석유 가격과 연동되고 향후 페트로의 가치에 따라 상당한 경제적 가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동시에 가지게 되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페트로는 석유를 가치로 가상화폐를 발행했다면 기업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가상화폐 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s)이다. 이는 기업이 가상화폐를 활용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와 기업의 가치를 담보로 한다는 것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특히 매출이 발생하지 않거나 스타트업 기업 같은 경우 기업공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지만 ICO는 매우 유용한 대안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페트로든 가상화폐 공개(ICO)든 이는 가상화폐를 단순히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투기 자산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가치를 가진 화폐의 기능을 가진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페트로는 과거 화폐의 금본위제를 대신하는 ‘원유본위제’가 될 수 있는 것도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변화하는 가상화폐의 비즈니스모델이 제주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특히 자원이 없는 제주가 할 수 있는 모델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제주도가 지방채를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가치를 ‘제주코인(가칭)’을 발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발행한 제주코인을 제주에서 유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ICO 거래소를 제주에 만드는 것이다. ICO 거래소를 제주에 만드는 것은 현재 한국거래소(Korea Stock Exchange)와 KOSDAQ(코스닥)을 제주에 유치하는 것과 같은 효과와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흐름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ICO 거래소를 만들고자 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경제의 변화에 제주가 앞서 모델을 개발하고 유치한다면 부족한 자원으로 한계를 가지는 제주 경제를 도약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